부여·나망간주 농업 민간 기업들, 기술·투자 협약 잇따라...‘맞손’

현지 농업 기업들 "부여 선진 농업 꼭 배우고파" 무균씨감자, 토양 개량, 스마트팜 기술로 현지 생산성 확대 계획

2023-06-04     김다소미 기자
나눔에프앤비의 이화수 대표와 박정현 부여군수, 바이오숨의 박영희 대표가 나망간주 양기코루간 지역의 대규모 감자 농장을 방문했다. 현지 감자를 직접 캐 토양과 감자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부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부여군이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와 ‘해외농업자원 개발사업’을 위한 상호 번영 양해 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대표단 자격으로 함께 동행한 민간 기업 3곳도 현지 기업들과 기술·투자 지원 협약을 맺었다. 

한국 기업 대표단은 각 지역 씨감자 농장과 스마트팜을 둘러보며 현지 농법 상태를 진단했다. 

이들은 현지 토양 개량이 필요하고 생산성을 높일수 있는 무균씨감자 재배를 위한 '배양장' 구축을 관건으로 꼽았다. 김다소미 기자. 왼쪽부터 나눔에프앤비 이화수 대표, 박정현 군수, 바이오숨 박영희 대표. 

‘무균씨감자종자’ 대량 생산 필요성 대두 
일반씨감자, 바이러스에 취약, 생산성·품질 저하
‘배양장’ 구축이 핵심...건강한 ‘토양’ 전환 주력 

대표단은 먼저 이날 오전 대규모 씨감자를 생산하는 나망간주의 ‘양기코루간’ 지역의 감자 농장을 방문했다. 

‘무균씨감자종자’ 배양 기술을 연구해 고품질 감자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바이오숨 박영희 대표와 친환경효소로 토양을 개량하는 기술을 보유한 나눔에프앤비의 이화수 대표는 현지 노지에서 재배 중인 감자를 캐내어 현지 토양 기술 분석에 나섰다. 

박 대표는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사태를 대비해 식량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대안으로 ‘감자’를 평가하며 자사에서 개발한 무균씨감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감자는 세계 4대 주식 작물 중 하나로, 재배가 쉽고 생육 기간이 짧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농촌진흥청, 국립종자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세계 160개국에서 1950만 ha의 면적에 연간 3억 2천만 톤의 씨감자가 생산되고 있다. 

이는 무균씨감자의 전 세계 평균생산량인 ha당 35톤과 비교할 때 ha당 16톤에 불과하다. 일반 씨감자가 가진 치명적 단점인 ‘감자 바이러스’ 때문인데 1회 증식마다 약 10%의 감자가 박테리아, 곰팡이 등에 감염된다. 

기존 씨감자는 대량 생산 기술이 전무하고 등분해 심어야 하는 불편, 수확량의 10%를 종자로 사용하는 비효율성,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매우 낮다. 
 
생산량 저하는 물론, 수확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할 뿐 아니라 물량 감소와 종자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 

그러나 바이오숨의 무균씨감자는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핵심 기술인 PMT(POTATO MICRO TUBER) 기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기후와 생산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씨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콩알 정도의 크기로 저장과 유통, 관리에 용이하고 생산량은 일반씨감자에 비해 2~3배에 달한다.

나눔에프앤비는 나노효소로 농업 작물과 축산가축의 흡수 속도를 높여 작물 활성과 가축의 질병 등을 예방하는 기술을 보유했는데 이 기술이 현지 토양 개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대표는 “청정한 기내에서 DNA, RNA 검사 후 무병 우량 종자만을 엄선한다. 조직배양방법으로 특수 조합된 배양액, 성장환경 및 숙련된 기술 노하우를 통해 안정적으로 보급할 유일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감자 껍질이 너무 쉽게 벗겨진다. 토양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라며 “기후 환경은 최상이지만 기본적인 토질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바이오숨과 나눔에프앤비는 이날 현지 농업인들과 기술 이전을 위한 협약과 함께 먼저 무균씨감자 생산을 위한 ‘배양장’ 구축을 위한 구체적 회의에 돌입한 상태다. 

우듬지팜 강성민 대표는 나망간주 팝군의 한 시설하우스를 방문하고 농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C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의 전환을 강조했다. 김다소미 기자. 

농작물 재배방법 현대화 시급...투입 예산 대비 실효성↓
스마트팜 도입 과도기 “시설하우스에 ICT 결합해야”

우듬지팜의 강성민 대표는 나망간주 팝(POP)군의 한 시설 하우스를 방문하고 ‘스마트팜’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오이를 생산하는 이 시설하우스는 연동형 온실 철골 구조물로 지어졌는데 국내에서도 많은 원예 시설하우스가 스마트팜으로 전환했다. 현재 이곳의 시설 하우스는 내부 환경 시스템에 ICT 정보통신 기술이 도입되지 않았다. 

한국와 비교해 볼 때 하우스의 비가림 시설도 최소 2중 구조여야 하지만 뜨거운 열기를 빼내고 환기하는 수준이고 토양에 물을 주는 관수 기능에만 머물러 있었다. 

해당 하우스의 토양 상태를 측정한 결과 수분 함유량은 38%로, 식물이 자라기에 적정한 수치는 30~35%인 것을 감안할 때 약간 높은 수치였다. 높을수록 좋은 전도율은 1.2로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강 대표는 “땅의 온도와 수분함량은 작물이 자라는데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다른 이물질이 많이 섞여 있는 상태고 토양을 개선해야 한다”며 “스마트팜 기술이 도입되면 생산성은 50% 향상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농업시설연구원의 윤두현 원장은 “이곳의 시설 하우스는 컴퓨터를 활용한 단순 환경제어 개념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팜의 초창기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나망간주 팝군에서 스마트팜 1세대 기술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자민그린월드의 아부바크 대표와 우듬지팜의 강성민 대표는 기술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자민그린월드 스마트팜 기업, 우듬지와 MOU...상호 발전 기대 
현지 스마트팜 5년 프로젝트...스마트팜 혁신 밸리 조성 가능성 높아
“부여 선진 농법 꼭 배우고파”

나망간주 팝(POP) 지역에 자민그린월드의 아부바크(27세) 대표는 2021년도부터 국가의 지원을 받아 40ha 면적에 토마토를 생산하는 스마트팜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10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천 톤의 토마토를 생산하고 그중 25%를 현지 판매하고 인근 카자흐스탄, 러시아, 유럽 등 75%를 수출했다. 

자민그린월드는 스마트팜과 문화·관광 기능을 결합한 '혁신밸리'를 충분히 조성할 수 있는 규모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10여년을 농업 기업에서 일해온 직원 노르무로드(48세)씨는 “자사는 우즈벡에서 1세대의 스마트팜 기업이다. 생산되는 토마토의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한다”며 “부여 농법이 우리보다 10배 이상의 고도화된 기술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함께 협력해 부여 선진 농업을 꼭 배우고 싶다”고 했다. 

아부바크 대표는 우듬지팜의 강 대표와 만나 “고도화된 스마트팜 기술을 전수 받고 싶다. 본사가 있는 부여에 방문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자민그린월드와 우듬지팜은 이날 기술 이전을 위한 협약을 맺고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