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쏙 빠진 충청권, 정치력 약화 ‘현실화’

국힘, 정진석·성일종 투톱 체제 ‘마감’..장동혁 대변인 곧 ‘교체’ 민주, 문진석·황명선 당직 개편에 교체..박영순·이정문 부대표도 바뀔 듯

2023-03-28     류재민 기자
여야 충청권 인사들이 지도부와 당직에서 줄줄이 빠지면서 정치력 약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류재민 기자] 여야 충청권 인사들이 지도부와 당직에서 줄줄이 빠지면서 정치력 약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정치적 입지 축소는 물론, 현안 해결에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지역 공약 반영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3·8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당 대표 격이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당직에서 물러났다. 정 전 위원장과 투톱을 이뤘던 성일종 정책위의장(충남 서산·태안)도 지난 23일 직을 내려놓았다. 

충청권에서는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이 원내대변인으로 유일한 당직을 맡고 있지만, 다음 달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 교체될 예정이다. 장 의원은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가칭)민생희망특별위원회’ 합류와 동시에 원내대표 및 당 국회 운영위원장 후보자 선출 선거관리위원을 맡았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비(非) 이재명계를 중용하는 중폭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충청권에서는 친(親)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충남 천안갑)과 황명선 대변인이 교체됐다.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구)·이정문 의원(충남 천안병)이 원내부대표로 남아 있지만, 이들 역시 차기 원내지도부가 출범하면 교체가 유력한 상황. 

여야 모두 비대위 체제 전환 등 변수가 없을 경우 오는 5월 이후부터 바뀐 지도부와 당직자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충청권은 국회 상임위원장이 전무한 상태에서 지도부와 당직에서 제외되면서 중앙 무대에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 지역구 의원은 “차기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 그동안 당직을 맡지 않은 인사들이 들어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관리에 집중할 시기이다 보니 당직을 맡기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광역단체장들과 협업을 통해 지역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총선 의제 발굴에 주력하면서 내년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행정학과)는 28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얼마나 많이 당의 핵심에 들어가느냐가 지역에 힘을 쓸 수 있느냐와 직결한다. 하지만, 인사만 놓고 볼 때 지금이 충청권에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역 의원들은 지역에서 자치단체장이든 본인들끼리든 모임을 자주 가져야 한다. 그걸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발굴해 나가는 기간으로 삼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