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딸기 엑스포’ 겨냥한 충남 논산시의 승부수

[페스티벌 IN 충청-①] 명품 딸기의 고장 새콤달콤 제철 딸기와 특별한 헬기 체험

2023-03-10     한지혜·박성원 기자

전국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축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부터 오래된 역사와 도시브랜드를 담은 축제까지. 대전·세종·충남의 다양한 축제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8일 개막한 논산 딸기축제 판매장 모습. 크고 탐스러운 딸기가 박스에 담겨있다. 박성원 기자.

[한지혜·박성원 기자] 3월, 논산의 딸기 축제가 돌아왔다. 충남 논산시가 ‘세계 딸기 엑스포(Expo)’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축제장 초입, 진한 딸기향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켜켜이 쌓인 딸기 판매 부스에는 크고 윤기나는 빨간 딸기가 한가득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새콤달콤한 과즙이 ‘팡팡’ 입안에 터진다.

잘 으깬 딸기와 설탕을 솥에 끓여 만드는 딸기쨈, 빵 위에 하얀 생크림과 탐스러운 딸기를 얹어 만드는 딸기 케이크, 관광객 모두가 합심해 뽑아내는 딸기 가래떡까지. 축제장에 모인 아이들과 관광객들이 제철 딸기에 흠뻑 취한다. 

논산 딸기 축제는 매년 3월 초 열린다. 올해는 ‘세계 딸기Expo를 향한 달콤한 유혹’을 테마로 오는 12일까지 개최된다. 이전까지는 논산천 둔치에서 축제가 열렸지만, 올해부터 논산시민공원과 시민운동장으로 옮겨 규모를 키웠다.

‘세계 딸기 엑스포’ 개최를 꿈꾸는 논산시의 도전에는 이유가 있다. 논산 딸기 농가는 총 1911개 농가로 약 1028ha 규모에서 연간 2만 8535여 톤의 딸기를 생산한다. 전국 딸기 생산량 중 약 15%를 차지하는 규모다. 판매액은 1891억 원, 지역 내 최고 효자 작목으로 꼽힌다.

논산 딸기 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가 선정한 'K-컬처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됐다. 축제장에서는 딸기 수확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딸기 디저트 카페가 운영된다. 딸기 판매 부스와 딸기케이크 만들기 체험,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딸기디저트 요리대회, 스위트베리 인형극, 딸기공예 체험, 딸기푸드트럭 등도 마련됐다.

국방도시 논산, 딸기 디저트 먹고 헬기 체험까지

논산 딸기축제 현장에서 딸기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 논산시 제공.

논산을 명품 딸기의 고장으로 만든 건 비옥한 토양과 맑은 물, 풍부한 일조량, 최고의 재배기술이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딸기 품종 중 소비자로부터 인기 있는 품종은 설향, 육보, 사찌노까, 매향 등이다. 딸기의 품질은 품종도 중요하지만 재배 환경, 수확 시기, 수분 함량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좋은 딸기는 과실이 선홍색으로 선명하고, 윤기가 나면서 표면의 씨가 균일하게 배열된 모양을 갖고 있다. 꼭지는 파릇하고 싱싱하면서 꽃받침이 과일 반대 방향으로 젖혀진 것이 좋다. 수분 함량이 많아 무르거나 끝부분이 연화되지 않은 것이 품질이 좋고, 향도 진하다. 

올해 축제 기획 과정에는 논산시와 육군항공학교가 함께 참여했다. 축제의 백미 중 하나는 딸기를 실컷 즐기고 난 후 체험하는 헬기 프로그램이다. 논산 시내와 탑정 저수지를 관광할 수 있는 코스로 대한민국 대표 국방도시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방산업체 특별전시회(KoREx)도 함께 열려 볼거리도 풍성하다. 

논산시는 내년 기존의 딸기 축제를 전국 딸기박람회로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 딸기 엑스포(Expo)’를 향한 첫 발걸음이다. 또 농업의 세계화를 목표로 동남아에 상설 통상사무소를 개설해 수출길을 넓히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논산딸기는 하늘의 선물이자 90년 이상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과일”이라며 “대한민국 딸기의 고장 논산을 세계에 드높일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3 논산 딸기축제 개막식 모습. 논산시 제공.

+ 논산의 또다른 축제는?

강경젓갈축제·연산대추축제·양촌곶감축제

강경 육젓. 논산시 제공.

1930년대 논산 강경은 평양, 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시장으로 꼽혔다. 금강 하구와 가까워 해상교통이 활발했던 덕분에 하루 100여 척의 배들이 포구를 오갔다. 이 때문에 남은 수산 물량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염장법이 발달했다.

지금도 그 명맥은 여전하다. 강경젓갈시장에서는 매년 10월마다 젓갈축제가 열린다. 가게들은 수 십 평의 토굴형 대형 저장고를 갖추고 있고, 일년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손님에게 맛있는 젓갈을 내놓는다.

전국 젓갈유통의 50%가 이곳 강경에서 이뤄진다. 축제기간이나 김장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젓갈을 찾는 전국 도매상과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경은 근대역사문화가 잘 보존돼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대강경 역사박물관인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 조선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았던 김대건 신부의 흔적이 남아있는 강경성당, 강경역사문화 안내소로 활용되고 있는 구 강경 노동조합 건물 등 다양한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연산 대추. 논산시 제공.

같은 달 10월 연산면 연산전통시장 일원에서는 '대추축제'가 열린다. 가을 햇살을 머금고 잘 익은 대추는 몸에 좋은 보약이다. 연산은 전국 대추 생산량의 40% 이상이 모이는 집산지로 자리잡았다. 축제는 2002년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연말인 12월에는 겨울철 최고의 간식, 질 좋은 곶감을 구매할 수 있는 '양촌곶감축제'가 열린다. 최적의 온도와 습도, 햇볕, 바람, 양촌만이 가진 특별한 건조 기술이 명품 곶감을 탄생시켰다. 축제장에서는 감 깎기 체험, 곶감 덕장 구경, 감식초 시음 등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