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대전’ 혜택 없는 첫 명절, 곳곳서 볼멘소리
중앙시장 상인들 “시장 살리려면 혜택 재개해야” 지역화폐, 단순 혜택 넘어 소비채널 변화 효과
[유솔아 기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전시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캐시백(환급) 혜택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설은 온통대전 혜택이 사라진 첫 명절이다.
시는 올해부터 온통대전 상시 환급 혜택을 중단했다. 최대 30만 원 충전 시, 충전 금액의 5%를 돌려받을 수 있는 캐시백 혜택이 사라졌다. 시는 명절과 축제 등 특정 시기에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이번 설은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20일 설 명절 앞두고 찾은 중앙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지만, 상인들은 여전히 시름에 빠져있었다.
중앙시장에서 40여 년 양말가게를 운영한 송 씨(68)는 “(환급) 혜택이라도 있으면 시장에 많이 올 텐데 요즘은 사람이 너무 없다”며 “명절 대목이 아예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과일 가게 주인 김 씨(48)도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온통대전을 계속해야한다“며 ”그래야 사람들이 재래시장에 와서 물건을 많이 사고, 죽어가는 시장이 그나마 활성화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환급 혜택이 중단되면서 온통카드를 사용하는 이용객도 급감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온통카드 충전액은 15억 9400만 원, 사용액은 31억 5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추석 기간(충전액은 332억 7100만 원, 사용액은 372억 5100만 원)과 비교하면 충전액은 22배, 사용액은 12배 차이가 난다.
시민 불만 여전, 지역화폐의 또다른 순기능
시민들도 혜택 중단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 황윤경 씨(43)는 “원래 한 달에 50만 원을 충전해서 쓸 만큼 정말 잘 썼는데, 혜택이 중단된다고 하니 아쉽다”며 “시장이나 동네 다양한 곳에서 사용했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건어물 가게 앞에서 만난 시민 이양숙 씨(70)도 “온통대전으로 여러 곳에서 먹고, 필요한 것을 사도 돼 좋았다”며 “(온통대전 혜택 중단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하는데, 가맹점이 전통시장에 제한돼있어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가 단순 보편복지 차원의 현금성 혜택을 넘어 소비 채널을 바꾸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화폐가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묘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민생점검 차 중앙시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장철민(동구) 국회의원은 <디트뉴스>와 만나 “지역화폐는 똑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백화점 갈 것을 전통시장에 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전통시장을 찾았던 사람들이 이제 다시 인터넷이나 백화점에 가게 될 것”이라며 “지역화폐가 소비 채널을 바꾸는데 효과가 있다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국회 예산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온통대전 혜택 재개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국회가 지역화폐 예산을 확정하긴 했지만, 지자체로 아직 배분되지 않았기 때문에 혜택을 잠정 중단한 상태”라며 “확정되는대로 특정 시기에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