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육사 충남 이전 반대론에 “공개 토론하자”
尹 공약 강조하며 국방부·육사 동문회 등 반대 측 주장 ‘반박’
[류재민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육군사관학교(육사) 이전과 관련한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육사 충남 이전 유치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는 이전 반대 측이 좌석 점거와 피켓 시위를 벌인 끝에 무산됐다.
김 지사는 토론회 무산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육사 충남(논산) 이전이 윤석열 대통령 공약임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부와 육사 동문회 등 반대론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육사 논산 이전 연구용역비가 예산에 반영됐지만, 국방부가 관련 예산을 집행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민 혈세를 무위로 만든, 군 지휘부 일부의 오만한 행태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李 장관 겨냥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공개토론 나와라”
국회 도서관 정책토론회, 이전 반대측 반발에 ‘무산’
그는 이어 “육사 이전은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지난 4월 27일 대통령 지역공약으로 발표됐으며, 대통령께서도 이미 공약으로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육사 존재 이유는 미래 정예 장교 양성”이라며 “현재 육사는 사격훈련도 못 할 정도로 좁고 낡은 만큼, 정예 장교를 육성할 수 있는 곳으로 하루빨리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세계적으로 육사가 수도에 위치한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공사는 청주, 해사는 진해에 있으며, 경찰대 등 군경 주요 인력 양성 기관들도 모두 이전했다. 육사만 서울에 남겠다는 것은 기관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육사 이전은 국방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국가적 사안”이라며 “국가와 국민 앞에 떳떳하다면, 국방부 장관은 공개토론에 나오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 클러스터’ 등 육사 충남 이전 당위성 강조
“새로운 국방 요람에서 자부심과 긍지 키워야”
육사 충남 이전 필요성과 관련해선 ▲계룡 삼군본부 및 논산 육군훈련소‧국방대‧항공학교 위치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인접 지역에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원 등 산학연 30여 개가 위치한 점을 꼽았다.
김 지사는 “충남은 국방의 수도로서, 군사전문가로 성장해야 할 사관생도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청년 장교들은 새로운 국방의 요람에서, 삼군본부 선배들과 교류하며, 자부심과 긍지를 키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논산 육군훈련소를 경험한 국민들에게 충남은 국방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으로, 국민정서상으로도 육사가 충남으로 오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육사는 국민의 것, 동문회가 반대할 문제 아냐”
“국방부·총동창회 등과 대화하며 합의점 찾을 것”
김 지사는 회견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국방부 입장이나 반대 측 집단행동을 보면 육사 이전 논쟁이 단시간에 해결되긴 어려워 보인다’는 <디트뉴스> 질문에 “육사 이전 문제는 대통령 공약인데,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공약을 반대한다는 건 어느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또 “육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다. 동문회가 반대한다고 이전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 육사는 아파트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 생도들이 사격도 외부에서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며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겠나. 현대화된 시설에서 생도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반론했다.
계속해서 “(태릉) 육사 부지가 과거 선배들 혼이 담긴 ‘성지’라는 말에는 동의한다. 다만, 성지라면 육사 생도와 동문의 성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육사 측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부분은 토론하는 자체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공공기관을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데 있어 기관 개개인에게 물어보고 했나. 국민들 생각을 묻는 과정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늘 토론회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끝으로 “국방부와 성우회, 총동창회, 육사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직접 찾아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아 나아가겠다”며 “충남에 육사를 유치하는 날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