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김태흠, 선거 막판 천안·아산 공들이는 이유
충남 유권자 절반 몰린 수부도시 '최대 승부처'
[황재돈 기자]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막판 천안과 아산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천안에서 '안방 사수'를, 보령·서천을 정치 기반으로 한 김 후보는 수부도시에서 '대세론'을 형성하려는 분위기이다.
천안·아산은 충남 총 선거인 180만3096명 중 81만6787명(45.3%)이 몰려있어 충남지사 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곳이다. 두 지역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양 “천안의 아들” vs 김 “자기 집 못 고치는 목수”
이런 이유에서 두 후보는 선거 막판에 접어들며 인구가 집중된 천안과 아산지역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양 후보는 지난 29일 남은 선거운동 사흘 간 ‘사즉생 대장정’을 주제로 막판 총력 유세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는 31일까지 천안과 아산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양 후보는 30일 천안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승조는 천안이 키우고, 충남이 키운 충남의 큰 아들”이라며 “한 번 더 선택해 더 크게 써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천안의 지지를 바탕으로 재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흠 후보 역시 천안과 아산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8~29일 천안·아산 집중유세를 통해 표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지난 29일 천안종합터미널 유세에서 “상대 후보는 자신을 '천안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천안역사를 보면 20년째 가건물에 비가 새고 있다. 자기 집도 못 고치는 목수가 어떻게 충남을 고치겠느냐”고 공세를 폈다.
천안·아산 공약 전쟁, 중앙당 지원사격 집중
후보들은 천안·아산 표심을 얻기 위한 각종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김 후보는 ▲천안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조기해제 ▲천안·아산 디지털 수도 조성 ▲아산만 베이밸리(Bay valley) 조성 ▲평택·천안·아산 순환철도 신설 ▲성환종축장 자유경제특구 지정 ▲GTX-C천안·아산 연장 등 공약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천안아산KTX역 R&D집적지구 조성 ▲성환종축장 사이언스밸리 조성 ▲GTX-C천안·아산 연장 ▲수도권 전철 독립기념관 연장 ▲아산 북부 복합신도시 건설 등을 제시했다.
각 당 지도부도 두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9일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김 후보에 힘을 실었다. 또 지난 25일 김 후보 캠프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등 지역 현안과제를 당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낙연 상임고문(전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천안 중앙시장 지원유세에 나서 “지방선거는 대선이 아닌 충남도민을 위해 일 잘할 사람을 뽑는 선거”라며 “양승조 성과가 대통령 선거 그늘에 가리지 않도록 천안이 키운 충남의 큰 아들 양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힘을 보탰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충남지사 선거는 인구가 밀집한 천안과 아산에서 갈릴 것”이라며 “양 후보는 자신의 텃밭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김 후보는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으로 돌아선 천안 민심 잡기에 집중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