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이장우 ‘트램·우주청·구청사’ 책임론 공방

12일 KBS 대전시장 토론회서 열띤 설전 허 “동구청 파탄·전과, 부적절 후보” 공격 이 “지지부진 책상행정, 추진력 없어” 반격

2022-05-12     한지혜 기자
토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KBS대전 중계 화면.

[한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허태정·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가 도시철도 트램 2호선과 우주청 유치 무산, 10년 전 동구청사 건립 논란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이번 KBS대전 광역단체장 초청 토론회는 12일 오후 7시 KBS 1TV에서 80분 간 방송됐다. 

허 후보는 토론 초반 우주청 유치 무산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지적하며 이 후보에게 우주청 대전 유치 당위성을 되물었다.

허 후보는 “산업은 대전에, 행정기관은 경남에 두자는 논리는 현실과 맞지 않다”며 “우주청 설립과 관련해 이 후보에게 현 정부에게 공동으로 우주청 설립을 요청하자고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윤 대통령 선거운동만 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이 공약한 방위사업청 유치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대전에 방사청을 이전해 핵심방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허 후보는)중소벤처기업부는 세종으로 넘기고 다른 공공기관 유치했다고 자랑하는 행정을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도시철도 2호선 관련 질의는 이 후보가 제시한 3~5호선 동시 추진 공약의 실현가능성,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 등의 책임을 묻는 쪽으로 집중됐다. 이 후보는 “도시철도 중심이냐 버스 중심이냐 큰 비전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임기응변식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하세월인 것”이라며 “당선 된다면 임기 내 3~5호선 기본계획을 만들고, 임기 내 종합플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허 후보는 공약 실행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후보의 공약은 기본계획 세우고 설계하는데만 최소 5년이 소요되는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선심성”이라며 “km당 건설 비용도 1000억 원으로 산정했는데, 수 년 전 공사 비용만 봐도 1700억 원이 든다. 실현가능한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할 때 건설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건립 논란 소환, 각기 다른 리더십

토론 중인 민주당 허태정,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KBS대전 중계 모습.

허 후보는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의 전과, 부동산 논란, 동구청 건립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이번 국민의힘 대전시장 경선을 보며 놀랐다. 이 후보는 전과 2범, 2017년 배우자 명의로 산 건물도 문제가 됐었다"며 "건물은 당시 해명과 달리 국민의힘 출마 후보 합동 사무실로 쓰이고 있고, 대전시장을 하겠다는 분이 서울 아파트도 취득해 갖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폭행당한 후배를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고, 서울 아파트는 아이들이 쓰고있는 거주 공간”이라며 “모두 필요에 의해 산 부분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가 동구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추진한 신청사 건립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가 인식차를 보였다. 또 두 사람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모습도 전혀 달랐다.

이 후보는 “당시 동구청사는 민원인이 일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취약한 곳이었고,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금은 구민들께서도 가장 잘한 사업이라고 한다. (재정 문제는)제가 짓다가 낙선한 후 벌어진 일이고, 지금 지으려면 몇 배의 예산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후보를 향해 “유성복합터미널은 구청장 8년, 시장 4년 간 첫 삽도 못뜨지 않았나. 저는 용전동 복합터미널을 3년 만에 지었다”며 “진취적인 시장이 필요하다. 책상 뒤에 숨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허 후보는 “당시 많은 공직자들이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사실상 지역의 주요 사업도 중단됐다. 이보다 10배 이상 큰 대전시 살림을 맡겨선 안 될 것”이라며 “‘한다면 한다’식 70년대 리더십으로는 무리하다 재정도 파탄나고 사업도 중단된다.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직자들과 집단지성을 모으는 일, 그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오전 본선거후보 등록을 마쳤다.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