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충남공약 발표장에 등장한 ‘홀대론’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충남도서관서 지역공약 설명회 김병준 위원장 “지역 불균형 심각, 정의·공정·상식에 위배” 양승조·홍문표 “충남만 없는 게 많다” 쓴소리

2022-04-29     황재돈·김다소미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29일 충남도서관에서 ‘충청남도 국민보고회’를 개최했다. 김다소미 기자.

[황재돈·김다소미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특위)는 29일 충남도서관에서 ‘충청남도 국민보고회’를 개최했다. 특위는 충남지역 ‘7대 공약과 15대 정책과제’를 발표하며 새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선 충남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에 있어 타 시·도에 비해 소외받고 있다는 ‘충남홀대론’이 두드러졌다. 주요 인사들은 인사말을 통해 ‘충남에만 없는 것’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준, 새 정부 지역균형발전 의지 밝혀


김병준 특위위원장이 새 정부의 충남 7대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김다소미 기자. 

김병준 특위 위원장은 충남 공약 설명에 앞서 “기본적으로 (당선인과) 인수위는 수도권 불균형 심화 현상에 관해 해결 의지를 갖고 있다”며 “어디서 태어나 살고, 어느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미래가 달라지는 지금의 구조는 정의와 공정‧상식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관련해 “지방화 시대를 열어 임기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강화 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지역불균형의 현실로는 대국민 통합은 이뤄질 수 없다”며 “(새 정부는)비상식적인 질서를 고치고, 본격적인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표현하기 위해 특위를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지방화시대 실현을 위해선) 정부가 아닌 민간인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의 디자인은 시‧도지사에게 맡겨 힘을 실어주고, 패러다임을 새롭게 재편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승조 “새 정부 균형발전 의지 큰 의미”
‘공공기관 이전·서해선 서울직결’ 등 지역현안 건의


양승조 충남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 절반이 살고 있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인수위에서 균형발전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그는 “지역균형발전이 없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며 “충남은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특별한 관심을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서해선KTX 서울 직결사업과 예산을 확보한 서산(충남)민항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천안·아산KTX역 R&D센터 건설과 성환종축장 126만평을 충남만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활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양 지사는 “충남은 서울과 경기에 이어 GRDP(지역내총생산량) 전국 3위다. 하지만 지방은행이 없어 역외유출 규모는 23조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충청권 지방은행 부활을 통한 균형발전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김태흠·홍문표 ‘충남홀대론’ 제기 “새 정부 균형발전 기대”


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국민의힘 김태흠 국회의원, 홍문표 국회의원. 

김태흠(보령·서천)·홍문표(홍성·예산)의원은 ‘불이익’, ‘홀대’라는 단어로 ‘충남홀대론’을 꺼내들며 균형발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인 김 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한 일은 폭을 좁게 하지 말고, 거시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동안 (충남은)영·호남에 비해 받은 불이익을 해소하고, 빠른 시일 내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충남은 장관이 한 사람도 없다. 장항선은 디젤기관차고 단선이다. 이렇게 해서 지역균형발전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충남은 도민 서명을 받아 어렵게 혁시도시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대통령은 (공공기관 이전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전과 충남만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국가균형발전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또 “충남은 KBS방송국과 공항도 없다. 충남이 이렇게 홀대를 받아 왔다”며 “우리는 새 정부에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닌 균형을 맞춰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이날 충남지역 7대 공약으로 ▲충청내륙철도‧중부권동서횡단철도 건설 ▲내포신도시 탄소중립 시범도시로 조성 ▲첨단국가산업단지‧국방산업클러스터 조성 ▲서산민항(충남공항) 건설 ▲공공기관 충남혁신도시 이전 추진 ▲공공 의료복지 강화 ▲금강하구‧장항제련소 및 가로림만 생태복원을 제시했다.

15대 정책과제에는 ▲중부권 내륙지역의 광역입체 교통망 확충 ▲환황해 수소에너지 메카 조성 ▲4차 산업혁명 대응 신산업 혁신거점 조성 ▲스마트 국방 및 보안 산업 클러스터 조성(육사 논산 이전) ▲충청권 서해 관문 국제공항 건설 ▲충남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통한 연계 강화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