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변수 사라진 대선 '방송 토론' 막판 변수

이·윤 박빙 승부 속 중도층·부동층 표심 잡을 유일한 ‘승부수’

2022-02-22     류재민 기자
대선 후보 TV(방송)토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선거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류재민 기자] 대선 후보 TV(방송)토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선거 승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단일화 이슈가 사라지면서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방송 토론에 ‘올인’하는 분위기이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층·부동층을 끌어안을 절호의 기회라는 이유 때문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는 지난 21일(경제 분야) 시작으로 오는 25일(정치 분야), 3월 2일(사회 분야)로 이어질 예정이다.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4자 토론으로 진행된다.

지지 후보 못 정한 유권자, 황금시간대 토론 ‘이목’ 
선두권 이재명·윤석열에 심상정·안철수 ‘추격전’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비롯해 추격자인 심상정·안철수 후보는 방송 토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밤 8시부터 10시까지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황금 시간’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첫 법정 토론회에서는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이·윤 후보를 압박하면서 존재감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종합부동산세를 ‘폭탄’으로 비유하고, 세(稅)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겨냥해 “윤 후보는 종부세 92만원 내셨다. 30억원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인가. 폭탄 맞아서 집이 무너졌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에게도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낸 것이 공급 폭탄,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인데, 이건 국민의힘이 계속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낸 대안”이라며 “이게 진짜 옳은 방향이라면 퇴행적 정권교체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디지털 데이터 경제 핵심’을 물은 뒤 “5G나 데이터가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하자 “그건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0대 대선 후보자 첫 법정 방송 토론회가 지난 21일 열렸다. KBS 중계화면 갈무리.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심·안 후보에게 “양당독점 체제를 깨는 선거 개혁을 해야 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통합 정부”를 언급했지만, 안 후보는 “10년 전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우리나라 정치가 다당제가 돼야 발전한다고 생각했다”고 짧게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심 후보에게 “비례대표 선거 제도를 고쳐야 한다. (지난 총선 때) 위성 정당 만드는 걸 반대했다가 당내에서 매우 곤란한 지경에 처한 일이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심 후보께 사과드린다”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저한테 사과할 일이 아니라 촛불 시민, 국민들께 석고대죄해야 한다”라며 “책임 개선을 능동적으로 하시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민주당이 우선 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방송 토론에 중도·부동층 표심 향방 있을 것”
“심상정·안철수 전략 따라 이·윤 막판 레이스 변수”
첫 법정토론회 시청률 34%대..남은 2번 토론 ‘주목’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는 22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이제 대장동 이슈나 후보들의 ‘부인 리스크’는 식상해졌고, 남은 방송 토론이 중요하다”며 “말 그대로 ‘누가 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으냐’는 판단과 ‘샤이 표심’은 토론이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중도와 부동층 표심의 향방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은 두 번의 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누굴 더 공격하고,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흩어질 수도 있다”며 “군소 후보의 선전 여부가 이·윤의 막판 레이스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는 21일 열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4곳(MBN·JTBC·채널A·TV조선), 보도전문채널 2곳(연합뉴스TV·YTN) 등 총 9개 채널이 동시 생중계한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청률 합이 34.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채널별 시청률은 KBS 8.5%, MBC 5.1%, JTBC 4.1%, SBS 3.9%, 채널A 3.1%, MBN 2.9%, TV조선 2.7%, YTN 2.5%, 연합뉴스 1.5%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