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재명·윤석열 대전연설, 어떻게 달랐나

이재명 ‘유능한 경제대통령’ vs 윤석열 ‘민주당 정권심판’ 대전에 약속, 이 “노무현의 균형발전” 윤 “박정희의 과학도시” 

2022-02-16     김재중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12일 대전 연설 내용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 왼쪽이 이재명 후보, 오른쪽이 윤석열 후보 키워드 분석결과.  

[김재중 기자]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는 ‘유능한 경제대통령론’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는 연설내용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우리’와 ‘나라’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이 공동체를 이끌 유능한 지도자임을 내세운 반면,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이름 ‘윤석열’과 상대당인 ‘민주당’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민주당 정부를 심판할 적임자가 윤석열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한 셈이다. 

16일 <디트뉴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대전을 방문해 연설한 내용을 자체 분석한 결과다. 

두 후보의 연설시간부터 차이가 났다. 먼저 대전을 방문한 윤 후보가 13분 연설에 약 1900글자 540개 낱말을 사용한 반면, 이 후보는 2배가 넘는 30분 연설에 약 4000글자  1260개 낱말을 사용했다.

키워드 분석프로그램을 이용해 두 후보 연설내용을 비교한 결과, 윤석열 후보는 ‘여러분’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지지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연설기법으로 읽힌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 ‘윤석열’과 경쟁상대인 ‘민주당’, 그리고 ‘위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정권심판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윤 후보는 ‘국민’ 14회, 연설지역인 ‘충청’과 ‘대전’ 12회, 정권(교체) 10회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또한 과학 7회, 무능 5회, 승리 4회, 무시 4회, 원전 3회 등을 거론했다. 과학도시인 대전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과학과 원전 문제를 거론했으며, 국민을 무시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 승리하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대전 중구 중앙로역 으능정이거리에서 현장 유세 중인 대선 후보들.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최찬룡 영상기자.

시간상 윤 후보 뒤에 연설한 이재명 후보는 ‘만들’, ‘우리’, ‘나라’라는 키워드를 주로 활용했다. 공동체의 위기를 강조하며 자신이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 단어들이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국민이라는 단어를 25회, 위기 13회, 대한민국 11회, 지역명인 ‘충청’과 ‘대전’ 13회 등을 사용했다.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위기’ 13회 ‘경제’ 11회 ‘유능’ 6회 등을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위해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반영한다. 

지역관련 이슈를 설명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방식은 두 후보의 공통점이었다. 그러나 거론한 대통령이 전혀 달랐다. 두 후보의 현격한 인식차이를 드러낸 대목이다. 

윤석열 후보는 “대전은 오래 전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국방과 과학의 도시로 시작하셨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전을 4차산업혁명특별시로 만들겠다. 약속드린 중원신산업벨트를 반드시 구축하고 제2대덕연구단지를 반드시 만들겠다. 방위사업청을 이전해서 대전을 국방혁신기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전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도시로 규정하며 국방과 과학을 육성하겠다는 약속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전시민과 충청도민에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국가자원이 부족해서 서울에 몰빵하는 시대가 지났다. 서울은 과밀로 미어터지고 지방은 인구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지역 경쟁이 가능하도록 균형발전이 핵심적인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한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이재명이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