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굿뜨래페이, 골목경제 수혈 기능 ‘톡톡’

지난해 사용실태 분석, 10명 중 6명 골목상권 사용 중규모 이상 업체 '낮은 기여도' 해결 과제

2022-01-16     안성원 기자
충남 부여군의 공동체 순환 지역화폐 '굿뜨래페이'의 지난해 사용실재를 분석한 결과 골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여군 제공.

[안성원 기자] 충남 부여군의 공동체 순환 지역화폐 '굿뜨래페이'가 골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규모 이상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아 해결과제로 제시됐다. 

16일 부여군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업체 ㈜달싱이 ‘2021~2022년 굿뜨래페이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중규모 경제주체의 사용은 줄어든 반면 골목상권 사용 비중은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굿뜨래페이 사용처를 보면 2021년 3분기 골목상권 사용 비중은 61.2%로 사용자 10명 중 6명은 골목상권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20년 1분기 48.5% 보다 12.7%p 늘은 수치다.

같은 기간 중규모 경제주체는 44.1%에서 33.7%로 10.4%p 줄어들었다.

사용처도 다양해졌다. 주로 주유소에서 사용됐던 지류식 부여사랑상품권과 달리 굿뜨래페이는 주유소 사용비중이 6.9%p 줄고 음식점과 의료, 의류의 비중이 8.1%p 증가했다. 굿뜨래페이가 부여군 지역경제 성장에 다양하고 균형 있게 기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굿뜨래페이 도입 초기인 지난 2020년 1월, 중규모 이상 마트에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규모 이상 업체를 제외할 경우, 농축낙협 조합을 기반으로 하는 중규모 마트의 반발에 부딪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군은 부여군의회와 이해관계자, 사용자, 전문가 등을 함께 아울러 해결책을 모색했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출총량제’를 상생안으로 제시했다. 매출총량제는 월 매출 규모가 작은 가맹점에서 굿뜨래페이를 사용할 경우 3~6%의 차등적 소비 인센티브를 주는 상생제도다.

결과적으로, 공동체 화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매출총량제가 실시되면서 사용 금액의 9%인 197억 원이 순환돼 순환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반면 주로 골목상권 가맹점에서 순환하면서 중규모 이상의 경제주체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어 해결과제로 남게 됐다. 더 균형 있는 경제공동체를 위해 중규모 이상의 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달싱의 제안이다.

박정현 군수는 “코로나19가 공동체의 역량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있는 상황에서 부여군이 인구절벽과 소비감소 추세에 대한 대응으로 농민수당과 함께 추진한 굿뜨래페이가 공동체 경제를 지키고 있다”며 “실제로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경우, 골목경제에 더 사용했다는 결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적극적인 정책발행과 전국 유일 카드수수료 제로화(0%), 공동체 순환 부가가치 창출 등 제도적 지원과 군민의 공동체 의식으로 이뤄낸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책발행과 함께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 플랫폼과 배달앱, 포용적 금융가치 실현 등 지역화폐 롤모델로서 긍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