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충청도가 좌우한다
2001-08-20
JP 영향력은 점차 약화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해 4월 16대 총선 때 충남북·대전을 합친 충청권 유권자 총수는 336만여명. 전체 유권자의 10% 선이다. 그러나 그 10%가 갖는 정치적 위력은 10%로 그치지 않는다.
전부 혹은 전무 게임인 우리나라 대선에서 충청도는 0이냐 100이냐, 잔이 넘치느냐 마느냐를 가름하는 ‘최후의 한 방울’이다.
97대선 때도 그랬다. DJP 단일후보인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간의 전국 표차는 39만500여표였고, 당시 충청권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를 누른 표차도 거의 비슷한 40만8000여표였다.
물론 두 숫자는 논리적으로 연관이 없지만, 자민련 사람들은 “충청도에서 이긴 표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청도의 역할은 내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남과 호남표의 성향은 이미 요지부동으로 고착돼 있고, 수도권도 지금까지 투표성향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고, 변수는 역시 충청표라는 것이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창당한 이후 추세는 JP 영향력의 계속적인 감소다. 96년 15대 총선 때 충청권 전체의 47%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듬해 치러진 대선 때는 약간 떨어진 수준(43.9%)이었으나, ‘DJ를 찍어달라’는 경우였기 때문에 대차는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총선 때는 34.7%로 크게 낮아졌다. 그 이탈표의 상당 부분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흡수해갔다.
JP, 이 최고위원, 한나라당 이 총재 등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주자들이 모두 충청권 연고자라는 사실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조선일보 이철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