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신문 독자판 부실화

2001-08-13     
 기관 정책안내, 홍보 장 전락

 시민 여론 반영 미흡


시민들의 의견을 여론화시킨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지방신문들의 '독자코너'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신문들의 독자코너는 기관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행정기관들의 홍보용 글로 채워져 정작 시민들의 의견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자의 경우 대전일보는 '디지털 영상개발 고려돼야'(임청산 국립공주대학교 영상보건대학장), '광복절과 일본의 역사왜곡'(김대일 홍성보훈지청장), '간판은 도시의 얼굴'(김영기 대전시 바르게살기 협의회 이사)등 기관장이나 계도성 글이 대부분이었다.

대전매일도 '전기요금, 알고 쓰세요'(정해만 한국전력 충남지사 지역사회과), '디지털 충남의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박순규 충남도 정보화담당관) 등 일선 기관의 홍보성 글이 게재됐다.

더욱이 상당수 기고문에는 글쓴이의 사진이나 행정기관 직위를 싣는 등 개인 유명세를 위한 글로 만들고 있어 일반 독자와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지방언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 독자들을 많이 끌어들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독자판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스스로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르는 투고를 독자판에 싣는 등 적극적인 여론반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 신문사 편집간부는 "독자들의 투고가 예전처럼 많지 않고 상당수는 신문에 게재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부득이 행정기관의 홍보성이나 계도용 글로 채워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여론을 반영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정수경 기자 · breez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