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베테랑의 선전과 젊은 피의 성장, 수베로의 야수진 운용의 묘

한화이글스가 2023 시즌을 위해서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사진은 2023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신인 선수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가 2023 시즌을 위해서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사진은 2023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신인 선수들. 한화이글스 제공

과거에 프로야구 선수에게 ‘명절’은 없었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과 ‘설’에 대부분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기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추석’에는 시즌 막바지 또는 가을야구로 인해, ‘설’에는 다음 시즌을 위한 장기간의 전지훈련으로 인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명절’은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비활동기간’이 명시되면서 ‘설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선수들이 늘었다. 물론, 벌써 개인 훈련을 위해 가족을 떠난 선수들도 있지만 말이다.

이번 ‘설 명절’을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면 선수들은 장기간의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게 된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나 부상으로 재활에 임하는 선수들은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가족들을 떠나 전지훈련에 임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건강을 바란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한 훈련인 만큼 부상 당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전지훈련에 앞서 각 구단은 올 시즌 선수들을 지도할 코칭스태프를 최종확정하고 전력 상승을 위한 마지막 방법을 짜내고 있다.

한화이글스 역시, 코칭스태프 확정과 전지훈련을 떠날 선수단 구성에 들어갔고 호주의 질롱코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동향도 계속 주시하고 있다. 또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던 만큼 마지막 보강 방법은 없는지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2023시즌 투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칼럼에서는 ‘2023년 야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와 베테랑 4인방이 중심 잡고 선전해야 야수진 안정적인 전력 가능

한화이글스에게 2023시즌을 앞두고 최대 화두는 바로 ‘전력 보강’이었다. 그중에서도 ‘휑한 외야와 약한 중심타선’을 보강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이 가장 중요했다.

다행히, 가장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았던 LG의 채은성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혔다.

채은성은 1990년 출생으로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에 입단했다. 빠른 생일과 고교 시절 유급 경력으로 1989년생, 2008년 입단 선수들과 동급생으로 보면 된다. 즉, 안방마님 최재훈과 야수진 최고참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1990년생으로 대학을 거쳐 2013년에 입단한 노수광이 채은성, 최재훈과 베테랑의 한 축을 이룬다. 노수광은 한때 주장으로서 팀을 이끈 바 있다.

마지막으로, 주장 하주석의 이탈로 외부 영입이 이루어진 오선진도 야수진 최고참 대열에 합류했다. 1989년생으로 최재훈과 함께 2008년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한화이글스에서 ‘유이’한 1980년대생 출생 선수이다.

1987년생으로 기본 야수진 최고참이었던 포수 이해창과 1989년생인 백용환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서 야수진 최고참은 최재훈과 오선진 그리고 채은성이 되었고 노수광이 뒤를 받치는 올 시즌이다.

이들 ‘베테랑 4인방’의 2023시즌 활약은 한화이글스에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안방마님 최재훈은 FA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한화이글스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는 데 큰 부담이 있다.

이번 시즌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루어진 만큼 수비에서는 투수진을 이끌고 공격에서는 자신의 장점인 출루를 극대화하면서 팀 타선에 힘을 보태야만 한다.

채은성은 한화이글스가 공들여 영입한 만큼 누구보다 기대가 크고 본인 스스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비에서는 내, 외야를 오갈 수 있고 공격에서는 중심타선에 위치해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오선진은 전력에서 이탈한 하주석의 빈자리를 메움과 동시에 젊은 내야진에서 중심을 잡고 그라운드 전체를 지휘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온전히 끝내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게 되는 노수광은 외야 주전 경쟁에 나선다. 만약, 노수광이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SK 시절의 ‘노토바이’ 시즌을 보낼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와 노수광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김정노’의 해체, ‘스텝업’이 필요한 내야진 그리고 ‘갑툭튀’가 나와야 하는 외야진

한화이글스는 다른 구단의 부러움을 샀다. 바로 어느 구단과 견줘도 빠질 것이 없는 ‘젊은 내야진’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기대감의 ‘젊은 내야진’은 거기까지였다.

주장으로 ‘젊은 내야진’을 이끌었던 주장 하주석은 계속된 논란과 함께 함께 전력에서 이탈했고 늦깎이 김인환은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 정은원과 노시환의 성장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주석의 자리는 베테랑 오선진과 젊은 유망주의 경쟁의 장이 되었고 정은원과 노시환은 국가대표 수준의 성장을 기대했으나 그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검증의 시즌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늦깎이 김인환은 채은성의 영입으로 경쟁과 함께 본인의 가치를 다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베테랑 오선진이 특유의 안정감으로 내야진에 중심을 잡고 정은원과 노시환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버프’를 받고 ‘스텝업’을 이루어낸다면 다시 한화이글스의 ‘젊은 내야진’은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김인환이 지난 시즌의 활약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며 채은성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준다면 야수진에게는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여기에 만년 기대주에 머물러있는 김태연과 배수의 진을 친 박정현, 슈퍼 루키를 꿈꾸는 고졸 신인 문현빈이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내야진에 소용돌이가 칠 수도 있다.

오그레디와 채은성의 영입으로 외야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채은성이 내야도 소화할 수 있다지만, 현재 채은성의 포지션은 외야가 나아 보인다. 다만, 시즌 전 외부 영입을 통해 외야진의 전력 보강이 이루어진다면 선수단 운용의 묘는 달라지게 된다.

필자는 NC의 권희동을 주목하고 있다. FA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권희동을 최소의 전력 손실로 영입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견수를 맡길 수 있으며, 하위 타선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전력이기 때문이다.

노수광을 필두로 이제는 고참 대열에 합류한 장운호와 강상원에 해외파 권광민, 기대주에만 머물러있는 ‘변노유’의 유로결, 트레이드로 합류해 깜짝 활약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바 있는 이진영, 한국의 ‘무키 베츠’를 꿈꾸는 이원석까지 후보군은 쟁쟁하다. 과연 이 선수 중 올 시즌에 ‘갑툭튀’가 있어야 한화이글스의 외야 전력이 온전할 수 있게 된다.

3년 차 시즌 맞이하는 수베로 감독의 야수진 운영,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한국 무대 3년째 시즌을 맞이하는 수베로 감독에게 ‘적응’의 문제를 들이대는 것은 이제는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수베로 감독이 올 시즌 야수진 운영을 어떻게 구상하고 펼쳐 보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우선, 선두 타자로 정은원을 내세울 가능성은 매우 크다. 다만, 정은원과 합을 맞출 테이블세터 한자리를 누굴 선택하느냐는 고민이 될 것이다. 포수 최재훈의 2번 전진 배치가 과연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는 지금도 논쟁의 여지로 남아 있다.

필자는 노수광이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면, 2번에 가장 적합한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 안정적으로 간다면, 오선진이 2번에 배치되고 노수광을 제2의 1번인 9번에 배치하는 것도 팀을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3번에 노시환, 4번에 오그레디, 5번에 채은성, 6번에 김인환을 세우면 좌, 우 균형도 맞출 수 있게 된다. 7번에 지명타자, 8번에 최재훈, 9번은 오선진이나 노수광, 이렇게 라인업이 나오면 좌, 우 균형도 맞고 중심 타선의 응집력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수베로 감독이 그동안 지명타자 자리를 고정하지 않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한 자리로 활용을 했기 때문에 과연 이 부분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 이런 부분에서, 필자가 언급한 권희동이 영입된다면, 타선의 응집력이나 짜임새가 훨씬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수베로 감독의 야수진 운용의 키는 ‘김태연 활용’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에 외야 전향에 실패하면서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내야에 기용될 전망인데, 과연 김태연을 어떻게 활용할 구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김태연이 2루와 3루 수비로 기용이 되면 정은원과 노시환이 지명타자로 이동하면서 체력 손실을 줄일 수 있으나 이는 더운 혹서기나 후반기에나 가끔 나와야 하는 기용법이라는 것이 필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철저하게 백업과 대타 요원으로 활용을 하든, 타격에 전념하기 위한 붙박이 지명타자로 활용을 하든 결정이 필요하지만 한화이글스 공격력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수베로 감독의 ‘야수진 운용의 묘’에 기대를 해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는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다. 2023시즌을 위해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피나는 준비를 시작한다. 2023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한화이글스의 선수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023시즌의 대반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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