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下)] 예견된 문제, 누적된 '지연 행정' 피로감
복컴부터 공원 사용 개시, 학교 개교 지연... 방치된 나대지, 교통 불편 등 산적

집현동 음악분수와 물놀이장을 앞에 둔 집현동 전경. 이희택 기자. 
집현동 음악분수와 물놀이장을 앞에 둔 집현동 전경. 이희택 기자.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시 집현동 복합커뮤니센터(이하 복컴) 완공이 하세월에 놓이고 있다.

출범 10년 차 유례 없는 ‘최장 지연(4년)’ 소식에 주민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복컴 뿐만 아니라 새나루초 개교부터 주변 공원 관리, 상업시설 부재, 나대지 방치 등 생활 여건 전반의 문제가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행복도시건설청과 LH, 세종시 등 관계 기관들의 소극 행정에 대해 공식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본지는 집현동 복컴 지연 등 정주여건 악화 요소들을 두루 살펴보고, 주민들이 왜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지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上). 세종시 ‘집현동 복컴’ 완공 하세월... 유례 없는 4년 지연

하(下). 집현동 정주여건 악화 ‘산적한 현안’... 적극 행정 외면

행정중심복합도시 4-2생활권 새나루유·초 위치도. 개교 시기는 2023년이다. 자료사진. 
행정중심복합도시 4-2생활권 새나루유·초 위치도. 개교 시기는 2023년이다. 자료사진. 

세종시 집현동은 시리즈 상편에서 알아본 ‘집현동 복컴의 유례 없는 4년 지연’ 문제말고도 산적한 현안을 안고 있다.

주민들은 입주 1년이 지나도록 정주여건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쌓아가고 있다.

당장 복컴을 이용하려면, 가장 원거리 단지로부터 성인 출발 기준 ‘자전거 15분, 도보 25분, 차로 7분’ 거리의 반곡동 복컴을 앞으로도 3년간 더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은 반곡동(4레인), 지구대와 119안전센터 안전 편익과 우체국 이용도 이 기간 보람동 인프라에 기대야 한다.

‘새나루 유‧초’ 개교 지연부터 누적된 피로감

입주민들은 이미 2년 전부터 새나루유·초 개교 시기 1년 지연을 놓고 교육부와 중앙투융자심사위원회 등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바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행정편의적 대응은 주민들과 학생들 불편을 가져왔다. 이곳 초등학생들은 새나루초 개교 전까지 반곡동 솔빛초에 임시 통학을 하고 있고, 중학생 역시 반곡중과 소담중으로 통학 불편을 겪고 있다.

추산된 학생수만 200명 안팎이다. 시교육청은 초등학생에 한해 통학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행복청 ‘상가 공실 대책’ 허점, 줄어든 상업용지... ‘집현동’에 부메랑

삼성천 주변으로 형성된 집현동 생활권. 근린상권 부재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희택 기자. 

2019년 6월 행복청과 세종시가 공동으로 발표한 ‘상업용지 축소 공급안’은 엉뚱하게도 집현동과 반곡동 상권 부재란 부메랑으로 날아왔다.

당시 입주 예정자들은 행복청‧세종시가 정작 줄여야할 대규모 상업용지(고층) 대신 근린생활용지(저층) 13필지를 줄여 집현동과 반곡동 주민들의 불편이 불보듯 뻔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고, 이는 3년이 지난 현재 일부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와 삼성천 주변 생활권의 경우, 입주 1년에서 최대 3년이 지나도록 허허벌판의 상권을 마주하고 있다. 집현동의 경우 학원이나 병‧의원 등의 필수 시설조차 없다.

‘삼성천변과 자전거도로, 공원’ 등 방치 눈총... 비알티 이용 소외

집현동 주변의 가지치기된 고사목 현장. 곳곳에 이 같은 수목들이 많다. 입주민 제공. 

집현동과 반곡동 생활권을 연결하는 삼성천변과 주변 문화공원에 대한 방치도 눈총을 맞고 있다.

지난 3년간 출입 통제와 공용 개시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반곡동 주민들이 숨통을 트니, 이제는 집현동 주민들이 반대편 출입 통로 통제와 공용 개시 지연이란 악순환을 또 다시 겪고 있다.

한 주민은 “새나루마을 9, 11단지 아파트를 둘러싼 문화공원과 삼성천 등 주변 공원이 1년이 넘도록 입주민 진‧출입로를 막은 채 공사 진행 중”이라며 “수목 품질도 좋지 않고, 고사목으로 처리돼야할 나무들이 흉물처럼 가지치기가 되어 있다. 전반적인 관리‧감독이 너무 소홀하다”고 성토했다.

이의 원인은 수년간 해묵은 과제로 남아 있는 ‘행복청‧LH vs 세종시’간 공공시설 이관 시기 이견에서 비롯한다.

내년 8월 문을 여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용수로 공사로 인한 ‘자전거 도로 파헤침’과 ‘삼성천변 준설 방치로 흙산 다수’, ‘테크밸리 부지 내 무성한 수풀과 들개 등 야생동물 출현 위협’ 등의 문제도 제기했다.

삼성천 음악분수와 물놀이장은 내년 5월에야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반곡동과 집현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삼성천 음악분수 전경. 당초 2020년 상반기 준공 목표를 제시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완공됐다. 반곡동에 이어 집현동 입주가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으나 분수 가동 시기는 2023년 5월에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반곡동과 집현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삼성천 음악분수 전경. 당초 2020년 상반기 준공 목표를 제시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완공됐다. 반곡동에 이어 집현동 입주가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으나 분수 가동 시기는 2023년 5월에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대전역과 세종시 3~2~1~6생활권을 지나 오송역으로 향하는 광역 비알티 B1 노선에 대한 소외감도 제기했다. 대전으로 출근시간에는 만원 버스에서 서서 가는 경우가 다반사란 불만도 토로했다.

최근 기존 41석 좌석버스보다 30석이 확대된 ‘2층 전기버스’ 2대가 도입됐으나 수요 충족에는 역부족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지난 7월 반석역~3·4생활권~5생~오송역을 오가는 B5 신설 노선 투입은 일부 교통 소외론 해소에 보탬을 주고 있다.

대전광역 1002번(반석행)도 반석동을 지나 집현동까지 노선을 확대‧운영하고 있다.

집현동의 또 다른 주민은 “다른 생활권처럼 여건과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연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집현동의 상황은 다르다. 뭐 하나 제 속도로 갖춰지는게 없고 아파트만 덩그러니 있는 형국”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복컴부터 공원 등의 공용 개시, 주변 환경 정비, 교통 편익 강화는 관계 기관의 의지에 달린 문제로, 앞으로 적극 행정으로 태세 전환을 할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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