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상(上)] 출범 10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복컴≠아파트’ 준공 불일치
집현동 주민 불만 고조, 민원 제기 수순... 관계 기관 소극 행정 지적

세종시 4-2생활권 집현동 복컴 설계도. (자료=행복청)
지난 2020년 12월 제시된 세종시 4-2생활권 집현동 복컴 설계도. 행복청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세종시 집현동 복합커뮤니센터(이하 복컴) 완공이 하세월에 놓이고 있다.

출범 10년 차 유례 없는 ‘최장 지연(4년)’ 소식에 주민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복컴 뿐만 아니라 새나루초 개교부터 주변 공원 관리, 상업시설 부재, 나대지 방치 등 생활 여건 전반의 문제가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행복도시건설청과 LH, 세종시 등 관계 기관들의 소극 행정에 대해 공식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본지는 집현동 복컴 지연 등 정주여건 악화 요소들을 두루 살펴보고, 주민들이 왜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지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上). 세종시 ‘집현동 복컴’ 완공 하세월... 유례 없는 4년 지연

하(下). 집현동 정주여건 악화 ‘산적한 현안’... 적극 행정 외면

세종시 집현동 새나루마을과 삼성천. 자료사진. 
세종시 집현동 새나루마을과 삼성천. 자료사진. 

복합커뮤니티센터 개관 지연... 유례 없는 ‘4년의 기다림’

복합커뮤니티센터(이하 복컴)는 지난 10년 간 생활권별 공동체 편익 공간이자 행복도시의 특화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복컴의 완공 시점과 인근 아파트 입주 시기 불일치는 해묵은 과제로 부각됐다. 행복도시건설청도 지난 2018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8년 이후로도 다정동과 반곡동 복컴에서 같은 문제가 재현됐다. 다정동은 2019년 6월 준공까지 최대 2년의 공백기를 거쳤고, 반곡동은 첫 입주 후 2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에야 문을 열었다.

집현동은 무려 4년이란 역대 최장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아직 분양도, 입주도 없는 합강동(5-1생활권)과 2025년 같은 해 완공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다.

또 다른 생활권과 비교해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만하다.

▲한솔동(2010년 말 첫 입주~2012년 입주 마무리) : 2012년 1월 훈민관, 2019년 10월 정음관 개관 ▲2013년 나란히 준공된 도담동과 아름동, 어진동 : 입주시기보다 조기 완공 ▲종촌동 복컴 2015년 4월 : 입주시기와 10개월 차이 ▲보람동 2017년 2월 완공 : 입주시기와 10개월 차이 ▲대평동 2017년 12월 완공 : 입주시기와 유사 ▲소담동 2018년 4월 완공 : 2016년 5월 입주 ▲고운동 복컴A(북측) 2016년 완공 : 2014년 11월 첫 입주, 복컴B(남측) : 2018년 4월 완공 ▲새롬동 2018년 3월 완공 : 입주시기와 1년 간극 등 아무리 늦어도 2년을 넘기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해밀동 역시 입주시기와 1년 차이를 보였고, 지난달 완공된 나성동은 약 1년 8개월 격차를 나타냈다.

집현동 복컴 지연... 반곡동 주민들도 피해

반곡동 복컴 모습. 행복청 제공. 
반곡동 복컴 모습. 행복청 제공. 

집현동 복컴 지연은 해당 생활권 주민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8년 말 입주가 시작된 지 4년을 넘긴 반곡동 주민들도 피해를 받게 됐다.

11월 말 기준 8704명인 해밀동, 1만 3344명인 나성동이 복컴 편익을 누리고 있을 때, 반곡동 1만 2776명과 집현동 1만 2857명 주민들은 하나의 복컴을 4년간 같이 써야 한다.

더욱이 집현동 복컴은 4생활권의 중심 기능이라 누려야할 기본 편익마저 못 누릴 판이다. 집현동 복컴에는 수영장과 119안전센터, 경찰 지구대, 우체국 등이 집중 배치돼야 한다.

일정 기간의 기다림엔 익숙해진 주민들이지만 ‘4년’의 지연은 다가오는 의미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집현동의 한 주민은 “(행복청은) 집현동 복컴이 총사업비 관리 대상 사업임에도 조기에 사업추진을 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합강동과 산울동 복컴 보다도 더 늦게 준공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국민 신문고 통해 제기한 ‘민원’... 어떤 내용 담았나

국민 신문고에 제기된 최근 민원 내용을 보면, 행복청의 잘못된 계획 수립 및 사업 지속 지연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집현동 주민들이 상당기간 합당한 이유 없이 법률상 권리·의무 이행에 제약을 감수해야 하는데 대한 책임 소명을 요구했다.

이는 ‘공동주택 분양 조차 하지 않은 합강동(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복컴’과 2021년 동시 발주한 이유‘, ’2025년에야 복컴이 준공하게된 경과‘, ’2020년과 2021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2024년 준공보다 더 늦어진 사유‘ 등에 대한 해명을 포함한다.

민원 제기자는 “집현동에 전입 신고하고도 실질적으론 4년간 반곡동 주민이나 다름 없다. 이 기간 (총선) 투표도, 각종 등록 및 신고도 반곡동으로 가야 한다”며 “행복청의 행정편의적 처분이 법률로써 보장 받은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을 제약하고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구(반곡·집현·합강동) 김영현 세종시의원은 "집현동 복컴 착공이 시기적으로 늦어지고 있어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마을 행사와 교통, 공원 관리 등 전반적으로 소외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착공을 조금이나마 앞당길 수 있도록 행복청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 하나의 공동체 만들기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행복청 “집현동 복컴, 예타 절차 등 거치며 불가피한 연기” 해명

행복청은 이 같은 민원에 대해 국가재정법과 총사업비 관리 지침에 따른 절차 이행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2019년 4월 예타 면제 사업 선정, 2020년 5월까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KDI), 2020년 12월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2021년 8월부터 지난 9월까지 기본‧실시설계 완료에 따른 총사업비 사전 협의 진행 등의 이행 절차를 소개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집현동 복컴의 경우, 합강동 및 산울동 복컴과 달리 (4생활권 중심 복컴이다 보니) 총사업비 500억 이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규모의 사업에 해당한다”며 “기재부와 협의 조정이 완료되면, 조속한 시일 내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지난해 9월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 기준‘, '중대재해법 추진' 등의 변수가 추가로 발생한 점도 제시했다.

집현동 복컴의 적정 공사기간에 대한 기술자문위원회 전문가 심의 결과 공사기간이 30개월로 확정됐고, 기존 공사 기간 대비 약 8개월이 늘어 불가피하게 2025년 완공을 할 수 밖에 없었단 사실도 전달했다.

이어 “복컴 건립이 늦어져 입주민들게 불편을 야기하게 돼 죄송하다. 2025년 적기 준공될 수 있도록 공정관리에 만전을 기해 추가적 불편을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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