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면요리 축제' 청사진 불구...구체적 계획은 '전무'
이금선 시의원 '구체성 없는 축제에 과도한 예산' 질책
'0시 축제' 부대행사로 '꼼수 편성한 것 아니냐' 의구심도

대전 중구의 칼국수축제 홍보물.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대전 중구의 칼국수축제 홍보물.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자료사진.

[김재중 · 한지혜 기자] 대전시가 내년에 세계적인 면요리 축제를 하겠다며 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전시가 구체적 계획도 없이 과도한 예산을 편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대전시 시민체육건강국을 상대로 한 시의회 복지환경위 예산심의에서 이금선 시의원(유성3, 민주)은 대전시가 기획하고 있는 '누들대전 축제'에 대한 준비 부족 등을 지적했다.  

시는 대전의 대표음식인 칼국수에서 착안, 내년 8월 중순 대전역을 포함한 원도심 일원에서 4일 간 세계 누들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사업을 본예산에 담았다. 심의에 올린 예산 규모는 5억 원이다.

다만, 지역 축제 중 가장 큰 예산이 소요되는 ‘0시 축제’와 개최 시기와 장소가 겹친다는 점, 식품안전 등을 주 업무로 다루는 식의약안전과가 음식축제 주무부서로 예산까지 편성했다는 점, 세계적 음식축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과 달리 구체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이 우려 요인으로 제기된다. 

이금선 대전시의원(유성4, 민주). 자료사진.  
이금선 대전시의원(유성4, 민주). 자료사진.  

이금선 의원은 “외식산업 활성화 등 전국적 축제가 된다면 좋겠지만, 5억 원 예산은 과도한 금액”이라며 “어떤 업체와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고, 원도심 살리기 취지도 좋지만 현재 모든 축제와 행사 대부분이 원도심에 집중돼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점사업인 '0시 축제'와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면 '누들대전 축제'는  '0시 축제'의 부대 행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다중밀집 축제인 '0시 축제'의 부대 행사로 먹거리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외에도 '예산편성' 꼼수로 비쳐질 수 있다. 

대전시는 내년 '0시 축제' 개최를 위해 문화관광국 관광진흥과 주도로 29억 7872만여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축제 등 행사성 경비로 30억 원 이상을 편성할 경우, 지방재정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대전시가 지방재정영향평가를 피해가기 위해 '0시 축제' 규모를 30억 원에 최대한 근접한 규모로 편성하고, '누들대전 축제' 등 부대행사 예산을 식의약안전과 등 축제와 직접 관련성이 없는 부서 예산으로 '쪼개기 편성'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세계적인 면요리 축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과 달리,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박문용 대전시 시민체육건강국장은 대행사 선정계획, 축제 개최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 "예산을 통과시켜 주시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보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세계 면요리 경연대회, 누들 전시회 등 전국에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기획하고 있다”며 “위치는 대전역 일원 원도심 지역으로 0시 축제와 함께 개최할지, 분리해서 열지 예산이 통과하면 추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 칼국수 축제는 매년 중구에서 개최되고 있다. 매월 10월 경 열리는 축제로 크고 작은 '위생 안전' 문제 등으로 구설을 겪어 왔다.  현재 전국적으로 ‘면’과 관련된 축제는 장칼국수, 짬뽕 등이 유명한 강릉, 메밀의 고장 봉평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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