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지난 8월 2차례 사고 관련 보도... 70대 여성 '사망 사실 뒤늦게 확인
지역사회 근본적 안전망 확충 절실... 10대 학생 2명, 치사 혐의로 경찰 조사

보행을 방해하며 무분별하게 거치된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 이를 떠나 운행 중 안전사고 위험이 매년 커지고 있다. 세종시 제공. 
보행을 방해하며 무분별하게 거치된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 이를 떠나 운행 중 안전사고 위험이 매년 커지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됐다. 본지가 지난 8월 12일과 19일 연속 보도한 '전동 킥보드 사고' 관련 70대 여성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본지는 8월 12일 '전동 킥보드 천국 세종시... 보행자 사고 빨간불', 8월 19일 '세종시 전동 킥보드 사고 급증... 근본적 대책 없을까' 보도를 한 바 있다. 

6일 세종남부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망사고는 지난 8월 1일 오후 7시경 세종시 반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인도 위에서 비롯했다. 

이날 횡단보도 앞을 건너려던 A(78) 씨는 10대 청소년 2명이 동시 탑승한 전동킥보드(지쿠터)에 치였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당시 인근 주민의 119신고로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몇일이 지나 다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충격에 의한 뇌출혈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다시금 전동킥보드 사고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 세종경찰청 등 관계 기관의 지혜를 모아 하루 빨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사고를 일으킨 10대 학생들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오토바이 등의 원동기 면허를 소지하지 않았고 탑승 인원도 초과한 상태로 교통사고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류택수 세종남부서 교통관리계장은 "이용 대상이 아닌 청소년들이 부모님 신분증으로 킥보드 가입 후 여럿이 타는 일들이 많다"며 "이 사고 전·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동 킥보드 사고가 급증하면서, 세종소방본부의 출동과 이송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전동 킥보드 사고가 급증하면서, 세종소방본부의 출동과 이송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한편,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로 인한 출동은 2020년 30회, 2021년 53회, 2022년 7월 상반기에만 77건에 달했다. 갈수록 증가세다.

더욱 심각한 수치는 경미한 사고가 아닌 병원 이송율이다.

매년 이송율은 97%, 89%, 95%에 달했다. 도로보다는 주거·의료시설, 아파트 및 대학교 등 도로 외 교통지역이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우리 일상에서 사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운전자 또는 보행자를 포함한 사고 당사자는 20~30대가 41%로 가장 많았고, 10대와 10세 미만도 34%나 됐다. 피해자 그룹으로 추정된 50~60대는 약 7%를 점유했다. 

신도심 관할의 세종남부경찰서 단속 현황은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청소년을 포함한 무면허 운전 단속 건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달 말까지 10개월간 400건으로 집계됐다. 안전모 미착용이 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108건)와 기타(20건) 순으로 나타났다. 음주 킥보드 운전도 5건이나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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