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의원 “출연금 대부분 조합원 배불리용 사용” 비판
해수부 관리·감독 허술 지적도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류재민 기자]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해양 사고로 기록된 2007년 12월 ‘태안 기름 유출사고.’ 서해안 어민들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은 지 14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출연금 사용집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충남 홍성·예산)이 5일 해양수산부(해수부)로부터 받은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 관련 삼성중공업 출연금 집행내역’에 의하면 삼성중공업이 지급한 보상금 2,900억원과 누적 이자가 합쳐진 3,067억원 중 사업비로 사용된 금액은 265억원(집행률 8.3%)에 불과하다.

출연금 2,024억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허베이조합)에 배분됐고, 나머지 1,043억원은 (재)서해안연합회의 몫으로 배정돼 보상금이 기탁된 지 4년이 흘렀다. 그러나 조합과 재단 집행률은 각각 7.5%(158억)·9%(107억원)에 그치며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주민의 재기와 해양 환경의 조속한 복원을 위한 지역발전기금 용도로 출연금을 기탁받은 조합과 재단은 각각 10년·5년의 사업 기간을 거쳐 전액을 집행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계획 대비 평균 집행금액인 202억, 209억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

특히 허베이조합은 전체 집행액 중 절반 이상을 지역경제 활성화, 장학사업 등 목적 사업비가 아닌 임직원 급여와 운영비 등에 사용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중공업 출연금 지정기탁사업 집행내역. 홍문표 국회의원실 제공.
삼성중공업 출연금 지정기탁사업 집행내역. 홍문표 국회의원실 제공.

허베이조합의 연도별 세부 집행 내역을 보면 2019년 총55억 1,730만원을 집행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및 장학 사업비로는 0.52% (2,867만원)만을 사용했다. 이어 2020년 29억 5,989만원을 집행하면서 임직원 임금으로 절반에 가까운 금액(12억 3,872만원)을 사용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해수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했고, 주민들의 규탄대회 등 의지를 전달하자 올해 초 허베이조합에 대한 TF를 구성해 감사에 돌입했다. 현재는 T/F마저 해산해 담당 직원 1명이 해당 감사를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해수부 감사 결과 허베이조합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 6명에게 9개월간 인건비 2억 3,733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으며, 회의 수당 부당 지출로 총 5,100만원의 수당을 환수 조치 받는 등 그동안 해수부 관리 감독에 허점을 노출했다.  

홍문표 의원은 “합동조합과 재단 사업 소관 행정기관으로서, 사업 진행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어민을 대변하는 해수부 역할이자 임무” 라며 “피해민들의 희생과 눈물로 조성된 출연금이 투명하고, 정당하게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수부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국회 태안유류대책 특별위원장을 맡아 1천억원이었던 삼성중공업 출연금을 3,600억원으로 증액해 보상을 확정 지었다. 

한편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태안군·서산시·당진시·서천군 등 4개 피해 시·군으로, (재)서해안연합회는 보령시·홍성군·군산시·부안군·무안군·신안군·영광군 등 7개 시·군 피해민 단체로 구성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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