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서 공직자 직급·소속·이름 댓글 체크 포착
참여 시민들 질타 댓글 잇따라... 시 관계자 "교육과정에 따른 출석 증빙" 해명
컨벤션센터 현장도 시민 참여 없는 썰렁한 모습 답습... 실질적 행사 숙제 남겨

세종시 미래전략포럼 생중계 방송 실시간 채팅방 캡쳐본. 김다소미 기자.
세종시 미래전략포럼 생중계 방송 실시간 채팅방 캡쳐본. 김다소미 기자.

[세종=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세종시가 지난 4일 개최한 ‘미래 비전 선포식 및 포럼’에서 공직자들의 집단 출석 댓글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민선 4기 출범 100일 맞이 행사가 실질적이라기 보다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는 단면을 보여줬다.

세종시는 이날 오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미래전략수도 세종, 비전선포식‧포럼’을 개최했다.

5대 추진 목표와 20개 세부 핵심과제 등 미래 전략수도 비전을 공유하고, 경제자유구역과 교육자유특구 지정, 행·재정 특례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란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문제는 유튜브(세종시 계정) 생중계 방송과 오프라인 현장에서 동시에 확인됐다. 

무엇보다 시민들과 타지역 인사들이 지켜보고 있는 생중계 중인 유튜브 방송에서 시청 공무원 일부가 집단적으로 소속·부서·이름 등의 ‘출석 댓글’을 다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시청자가 각 코너별 즉각적인 평가 의견을 담는 공간에서 이런 행위가 이뤄지다 보니 항의성 댓글이 줄을 이었다.

채팅창에서 한 시민은 “공무원들 일 안하고 뭐하나. 국감 기간인데, 다 캡쳐하겠다. 예산 1억 들여서 했다는데 겨우 공무원 몇 명 앉혀놓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공무원들) 출석 확인이 코메디”라거나 “(출석체크 방식이) 어느 공무원 머리에서 나왔는지 신박하네”란 비판 댓글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이번 행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의 주제들이 시민들 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도 공유하면 좋을 내용으로 이뤄졌다. 직원들도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듣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방공무원법에 의하면 공무원은 역량강화를 위해 교육 받을 의무가 있다. 이번 포럼의 좋은 내용들을 교육과정으로 수립하고 출석여부 증빙을 위해 불가피하게 댓글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유롭게 시민들의 의견이 개진되는 공간이 조금 복잡하게 된 점, 시민들께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번 포럼이 시청 공무원의 교육과정으로 편성됏다는 해명으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또 다른 참가자는 곧바로 “정보공개 청구하겠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지난해 경기도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경기도가 지난 2021년 2월 온라인으로 주최한 '개성공단 재개 염원' 온라인 콘서트에서 도내 시·군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출석 댓글'을 달아 담당 업무와 무관한 공무원들까지 강제로 동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경기도는 "참여한 공무원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번 비전 선포식과 포럼은 오프라인 진행 과정에서도 적잖은 문제를 노출했다. 

오후 들어 3개 세션으로 진행된 포럼에 참가자들이 소수에 그쳤고, 세션별로는 시간에 쫓기기에 급급한 상황을 노출했다.

발제자와 토론 참가자들의 실질적 토론이 불가능한 '과거 포럼'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했다. 청중 질문도 세션별 1~2명 밖에 받지 못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한 시민은 "포럼 현장에 시민 참여자가 너무 없어 좀 의아했다"며 "미래 세종시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에 많은 의견들이 교환되지 못하는 구조도 아쉽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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