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포획 냉동대하 유포의혹

3년만에 열린 태안 안면도 백사장 대하출제가 전형적인 요식행위에 냉동수산물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종암 기자.
3년만에 열린 태안 안면도 백사장 대하출제가 전형적인 요식행위에 냉동수산물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종암 기자.
1일 안면도 백사장 항 내 수산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하가 모두 국산이라고 적혀있다. 최종암 기자.
1일 안면도 백사장 항 내 수산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하가 모두 국산이라고 적혀있다. 최종암 기자.

[태안=최종암 기자] 3년 만에 열린 태안군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가 20년 전통에 먹칠을 하고 있다. 먹을거리인 수산물은 물론 축제의 내용과 진행, 편의점을 비롯한 잡화판매에 이르기까지 약삭빠른 상혼이 여기저기 난무하고 있다.

축제첫날인 1일 이동식 차량으로 설치된 메인무대는 저녁행사 이후 보이지 않았다.

개막식 및 화려한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축제기간 중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으나 맨손 대하잡기 이외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오후 5시 경 고령의 풍물단이 지나간 것뿐이다. 가장 기대를 했던 야간 불꽃놀이는 10발 남짓, 5분도 안 돼 끝났다.

불꽃이 터지기를 기대하며 하늘만 쳐다보던 관광객들은 “전형적인 요식행위”라며 혀를 찼다.

축제의 대표 먹을거리인 대하와 꽃게 등은 살이 차지 않았고 모두가 냉동이었다. 올해는 대하와 꽃게 등 태안 인근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이 60~70% 늘어 가격과 신선함이 최고일 것이라고 홍보하던 태안군의 입장과는 대조적이었다.

식당에서 대하와 꽃게를 주문한 관광객 A씨는 “(친구들이)서울과 화성, 대전에서 대하를 먹으러 안면도까지 왔는데, 축제라면 살아있는 싱싱한 것을 내놓아야지 이렇게 한참 오래된 냉동을 팔아 서야 되겠냐. 일부러 비싼 자연산 대하와 꽃게를 시켰는데 푹 익은 냉동이라 그런지 살이 쪽 빠져있었고 특히 꽃게에서는 심한 비린내가 났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객 B씨는 “안내요원에게 예약한 숙소를 물으니 엉뚱한 곳을 알려줘서 진땀을 뺐다. 교통정리 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다가 지역사정마저 잘 모르는 듯 우왕좌왕 하는 통에 일대가 대 혼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했다.

잡화점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주인은 지적하는 관광객만을 타박했다.

관광객 C씨는 “숙소 앞 편의점은 바구니에 물건을 가득담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주인의 불친절은 물론 시스템까지 오류(2+1 비정상 가동, 안내된 가격대비 2배↑)가 나 지적을 했더니 ‘진열대에 붙인 것이 잘못됐다’고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타박을 줬다”며, 시스템 오류로 인한 손님들의 ‘바가지 피해’를 우려했다.

주최 측인 축제운영위원회와 관련된 내용을 잘 안다는 주민 D씨도 축제운영에 크게 반발했다.

D씨에 따르면 통상 20일 이상 진행하는 축제가 9일로 단축됐으며, 주민들 참여가 전무한 상태에서 외지인 용역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축제운영 보조금 8천만 원이면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를 운영하고도 20일 이상 진행할 수 있는데 9일 만에 보조금을 소진시킨다는 주장이다.

지역 상인들의 말을 빌려 불법 수산물 즉시냉동에 관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상인들이 여럿이 모여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주최 측이)여기저기서 불법 포획한 대하를 일찌감치 사들여 즉시 냉동시킨 뒤 축제장에 유포시키고 있다”며“총체적 운영부실로 지역 상인들의 빈축을 사는 등 반목만 가중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벌써부터 SNS 등을 통해 떠돌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E씨는 “1일 백사장대하축제 삼년 만에 열리는 축제인데 실망이다. 먹든지 말든지 맛없으면 먹지 말라고··· 김치가 그렇게 아까운지··· 다신 가고 싶지 않다. 맛이 없으면 말이라도 예쁘게 하든지 제발 손님을 돈만으로 보지 마세요. 이런 축제 하지마세요”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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