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세종참여연대 29일 "농경지 보전활동 유효 성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되고 있는 사례도 언급... 국지도 96호선 최적안 촉구
최민호 시장, 지난 27일 기자회견서 "관계기관과 바람직한 방향 찾고 있다" 제시

이응다리에서 바라본 국지도 96호선과 중앙공원 2단계 전경. 이희택 기자. 
이응다리에서 바라본 국지도 96호선과 중앙공원 2단계 전경. 이희택 기자.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과거 장남평야(장남들)로 불리던 현재의 세종시 중앙공원. 지난 25일 이 곳에 뜸부기가 날아들면서, 미래 활용안을 둘러싼 또 다른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뜸부기는 두루미목 뜸부기과의 조류로 여름철새에 속한다. 논이나 습지에 서식하며 아침과 저녁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낮에는 주변 물가나 구릉의 풀숲 또는 논 부근의 덤불 속에 숨어 지낸다. 곤충류와 어류, 양서류, 풀이나 식물 종자 등을 먹이로 삼는다.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과 세종참여연대는 29일 “천연기념물 446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뜸부기를 확인했다”며 “세종시 개발 이후 관찰되지 않다가 중앙공원 2단계 구역 내 농경지 보전활동과 모니터링이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 곳 장남들에서 번식한 1년생 뜸부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중앙공원 2단계, 즉 장남들에서 발견된 뜸부기 모습. 장남들 시민모임 제공. 
지난 25일 중앙공원 2단계, 즉 장남들에서 발견된 뜸부기 모습. 장남들 시민모임 제공.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타이완, 필리핀, 인도, 스리랑카 등지에, 국내에선 충남도와 경기도, 강원도 등의 넓은 농경지대에서 관찰되다 세종시에 새로이 발견됐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시민모임은 “10여년간 헤어져 지내던 가족을 만난 듯한 반가움을 느끼면서도 걱정도 앞선다”며 “장남들과 금강을 이어주는 생태통로가 임시 설치된 공사용 도로(국지도 96호선)에 가로막혀 있고, 주변 지역에선 박물관단지 등의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뜸부기 발견은 기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지도 96호선의 활용안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는 이응다리(금강 보행교) 주차장과 중앙공원 2단계를 사이에 둔 도로를 말한다.

장남들 시민모임은 “이 도로구간은 자동차만이 아닌 사람과 뭇생명들이 함께 다니는 길이 되어야 한다”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세종’을 희망하고, 그 속에서 사람도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세종시와 행복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뜸부기 외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대모잠자리, 물방개 서식이 확인됐고, 겨울철 흑두루미 월동과 큰기러기 및 큰고니(각각 멸종위기 2급), 참새보다 작은 쇠검은머리쑥새(멸종위기 2급) 등에 이르기까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보고임도 강조했다.

최민호 세종시장.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 세종시 제공. 

이와 관련, 최민호 시장은 지난 27일 기자 브리핑에서 “중앙공원 2단계(콘셉트)는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고, 사업 검토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생태습지를 당장 없애는게 바람직한가’ 등 생산적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 중이다.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며 기본 방향성을 언급했다.

국지도 96호선과 관련해선 “임시 개설도로였으나 도로 통행량 등으로 볼 때, 이 도로의 필요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행복청과 LH 등 관계기관과 도로 기능 유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세종시는 민선 3기에 이어 4기로 넘어오면서, 중앙공원 2단계 방향을 ‘미래 지방정원 승격안’으로 설정해왔다. 그 시발점이 바로 오는 10월 7일부터 16일까지 중앙공원 1단계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다.

국지도 96호선은 지하화 방향으로 유지하되, 최근 ‘가람 하이패스IC 타당성 용역 착수를 통해 상호 시너지 방안을 찾게될 전망이다.

지역 사회 일각에선 국지도 96호선에 ’구간단속 30km/h’ 기법을 적용, ‘차량 통행과 생태축 보전, 보행 안전’이란 가치를 실현하자는 제안도 흘러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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