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 비아냥에 불편한 심기 표출
의장 해외출장 논란엔 '책임 떠넘기기'

대전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시의회 제공. 
대전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시의회 제공. 

[한지혜 기자] 9대 대전시의회가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이 자성 없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기 중 집행부와 동행해 해외출장을 떠난 의장의 처신, 언론과 시민으로부터 느낀 불편한 감정을 시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선 의원(유성구1, 국민의힘)은 27일 오전 열린 제267회 정례회 예산결산위원회 소관 질의에서 의회 사무처장을 상대로 “현재 의장을 잘 보좌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의장이 무슨 외교 채널이 있다고 시장과 함께 출장을 가느냐고, 정례회 기간 중 국외출장을 가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직언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어 박 의원은 “오랜 경험과 경륜을 통해 의장을 제대로 서브하고, 시의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직원들을 관리감독 해야 한다"며 "우리가 때론 언짢게 하고 과격한 말을 해도 참으시고 인내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상래 대전시의장은 제9대 의회 첫 정례회 기간인 지난 20일 집행부 수장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함께 해외출장길에 오르면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추경예산 심사 등 주요 일정이 포함된 정례회 기간 중 해외출장은 흔치 않을뿐더러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시·도의장협의회에도 불참해 본분을 망각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동료 의원인 같은 당 박 의원은 이를 의원의 처신 문제가 아닌 시의회 사무처의 책임으로 보고, 강하게 질책한 셈. 또 박 의원은 이날 의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발생한 논란에 대한 책임, 회기 중 연차를 사용한 직원들의 복무도 함께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의회 수장이 직원 11명을 방출하려 한다는 것 아시느냐”며 “좋은 말로 하면 교류지만, 나쁜말로는 노쇠한 사람들이다. 또 의정활동을 보좌해야 할 사무처장과 직원이 정례회 기간 중 연차를 사용했는데, 시민 세금으로 급료를 타가면서 적절치 못한 연가를 내는 것 세금 낭비지 않느냐”고도 했다. 

화재 현장 방문해 들은 비아냥에 화풀이도

일부 의원은 7명의 사망자와 1명의 중상자가 발생한 대형 화재사고 현장을 방문해 비아냥을 받자, 이와 연관이 없는 사무처를 향해 언짢은 심기도 드러냈다. 이날 오전 의원 10명은 지난 27일 발생한 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을 방문했으나, 언론과 현장 시민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정명국 의원(동구3, 국민의힘)은 의회 사무처장을 상대로 질의하면서 “오늘 아침 현대아울렛을 다녀왔는데, 굉장히 기분이 별로”라며 “기자들로부터 ‘관광하러 왔냐, 어제 왔어야지’라는 소리를 들었다. 저희가 어제 갔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느냐”라고 되물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언론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하고 계시느냐”면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안 하시는 것 같다. 우리가 피해를 주려고 간 것도 아닌데, 적극적으로 저희 입장을 대응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9대 대전시의회는 22명 의원 중 19명이 초선이다. 출범 이후 의장 선출 과정에서 일어난 잡음과 일부 의원들이 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 회기 중 의장의 해외출장, 전체 의원 관광성 제주 연수 일정 등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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