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잘세’ 포럼 출범식 내빈석 나란히 앉아 ‘눈길’
정치적 확대해석 경계 불구 옛 손학규계 의기투합?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강훈식 국회의원이 지난 24일 나사렛대에서 열린 '다함께 잘사는 세상 출범식'에서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류재민 기자.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강훈식 국회의원이 지난 24일 나사렛대에서 열린 '다함께 잘사는 세상 출범식'에서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정치 재개에 나선 첫 공식행사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 아산을)이 옆자리를 지키면서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참석자 대부분 ‘친(親) 양승조’계로 꼽히는 문진석(초선. 천안갑)·이정문(초선. 천안병) 의원이 양 전 지사의 좌우에 앉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 하지만 강 의원이 양 전 지사와 나란히 앉으면서 이목이 쏠렸다. 

앞서 양 전 지사는 지난 24일 천안 나사렛대 경건관에서 ‘(사)다 함께 잘사는 세상(다잘세)’ 출범식을 가졌다. 6.1지방선거 재선 실패 이후 3개월여 만에 지역 정치권에 복귀 신고를 한 셈. 

양승조 정치 복귀 신고식, 좌석 배치 ‘주목’
양 전 지사 측 “특별한 의미 없어” 선 그어

양 전 지사 측은 이날 행사가 사회적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해소를 위해 설립한 포럼 출범식으로 정치 행사와는 거리를 뒀다. 그러나 양 전 지사가 차기 총선 또는 지방선거 잠재적 출마자인 점에서 지역 정치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강훈식 의원이 양 전 지사 옆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문진석·이정문 의원보다 선수(選數)가 많은 강 의원에 대한 예우 아니었겠느냐”며 확대해석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했던 어기구 의원(당진시) 역시 강 의원과 같은 재선이고, 연장자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진다. 원외이지만, 복기왕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충남도당위원장 자격으로 양 전 지사 옆자리에 앉을만한 충분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양 전 지사 측은 “정치 행사가 아닌 포럼 출범식이고, (좌석 배치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역시 배우자인 남윤자 여사가 옆자리에 앉았어야 명분이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양승조 옆 강훈식, 축사도 ‘맨 먼저’ 
강 “마음 찡한 아픔, 새로운 일 힘찬 응원”

지역 야권에서는 두 사람이 충남 양대 수부 도시인 천안·아산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간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과거 충남의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됐다. 류재민 기자.
지역 야권에서는 두 사람이 충남 양대 수부 도시인 천안·아산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간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과거 충남의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됐다. 류재민 기자.

특히 주최 측은 강 의원에게 첫 번째 축사를 맡겼고, 연단에 오른 강 의원은 “순서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다소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강 의원은 축사에서 “지난 지방선거를 지나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한 사람이 있다. 4선 경륜에 성실한 의정활동과 함께 누군가는 해야 할 일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신 분이 떨어져 마음 아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 사람이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고 한다. 마음 찡한 아픔을 줬던 양 전 지사의 첫걸음을 힘차게 응원해 달라”고 힘을 실었다.

‘재선·당권 실패’ 두 정치 거물 ‘의기투합’ 신호?
대선·지선 패배 이후 지역 야권 구심점 되나

지역 야권에서는 두 사람이 충남 양대 수부 도시인 천안·아산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간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과거 충남의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됐다. 

특히 민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충남에서 ‘동고동락’하며 당을 지켰고, 그 결과 지난 2017년 정권 교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사이 당내 인지도와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강 의원은 양 전 지사의 민선 7기 임기 후반부 2년간 충남도당위원장을 맡아 합(合)을 맞추기도 했다. 다만, 양 전 지사가 재선에 실패하고, 강 의원 역시 당권 도전에 나섰던 지난 전당대회에서 중도 하차하며 동력이 한풀 꺾였다. 

여기에 지역 최다선인 박완주 의원(3선. 천안을)이 성추행 의혹으로 제명되면서 현재 충남 야권은 사실상 구심점을 잃은 상태. 따라서 두 사람은 민주당의 대선과 지방선거의 잇따른 참배로 위축된 지역 야권을 재건하기 위해 ‘의기투합’ 각오를 새겼을 수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내빈 좌석 배치는 사전에 조율하기 마련”이라며 “거물급 정치인들이 지역 정치 복원의 의지를 다졌다면, 향후 지역 야권 내 역학 구도에 변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전 지사는 ‘다잘세’ 이사장과 함께 당내 ‘참좋은지방정부’ 위원장을 맡아 중앙당 당직자에 이름을 올렸고, 강 의원도 정책위 제6정책조정위원장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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