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고교생 학력, 매우 충격적 결과"란 21일 기자회견 파장 지속
국힘의 '고교생 성취도 평가'는 단면, '석차 등급'과 상호 연관성 간과 지적
일선 교사·직원, "D~E등급 비율, 고정 분할 점수로 따지면 '평균'" 반박

세종시 고교의 학력 저하 수준은 정말 심각한 것일까. 국힘 시당과 지역 교육계가 진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세종시 고교의 학력 저하 수준은 정말 심각한 것일까. 국힘 시당과 지역 교육계가 진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세종=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국민의힘 세종시당의 지역 고교생 학력 진단이 교육계의 역풍을 맞고 있다. 

류제화 위원장은 지난 21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세종시 고교 1·2학년 대상의 '학업성취 평가 결과'에 우려를 표명했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자료를 분석했고, 타 지역과 비교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란 진단도 했다.  

일반고 2학년 학생들의 수학 과목 성취도 분포 비율이 D~E등급 합산 50% 이상을 나타낸 지표를 두고,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수학 포기자(수포자)가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고 봤다. 

세종시교육청(교육감 최교진)은 같은 날 '서울 강남구 고교' 예시를 들며, 시당 해석에 "타당성이 없다"고 맞받았다. 

일선 수학교사, 직원, 담당자 “국힘, 현행 입시체제 이해 선행해야” 지적 
같은 점수, 다른 등급 시스템 속 경쟁력 높이는 게 ‘관건’ 강조 

세종시 한 고교 교사가 수학교사 전용 커뮤니티 올린 글. 커뮤니티 발췌.
세종시 한 고교 교사가 수학교사 전용 커뮤니티 올린 글. 커뮤니티 발췌.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선 교사와 직원 사이에선 "국힘 시당의 자의적 해석"이란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A고교에 근무하는 B교사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국힘의 해석과 판단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 학생들에게도 결코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며 “현행 입시체제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D~E등급에 놓여있는 학생들이 모두 수포자라고 정의한 것은 어패가 있다”고 꼬집었다. 

시교육청 직원 C 씨도 "지역 고교생들의 학력 수준을 정밀 진단 없이 폄하했다"며 "단순 지표로 판단했을 뿐 미래 세종교육의 대안도 엿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과 사전 토론이나 협의 없이 기자회견이 진행된 점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교육청 담당자는 “학생 수준을 성취도에 맞추는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위한 등급 차(레벨 구분)를 두는게 중요하다"며 “시험 난이도를 낮추면 학생 성취도는 올라갈 수 있다. 이 선택은 오히려 우리 지역 학생들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제화 국힘 시당위원장이 세종시 고교 학력 저하의 심각한 현실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시당 제공. 
류제화 국힘 시당위원장이 세종시 고교 학력 저하의 심각한 현실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시당 제공.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이 같은 교육계 반응에 대해 추가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또 다른 학부모와 교육계에선 여전히 '하향 평준화' '사교육 의존도 최고 도시' '교실 내 공교육 붕괴 조짐' 등의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교육청 관계자는 각종 지표에 대한 자세한 부연 설명도 내놨다.

국내 모든 고교의 학생 평가는 성취도와 석차 등급 2가지로 이뤄지고, 이를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과정을 우선 언급했다. 

여기서 성취도는 과목별로 ‘고정 분할’과 ‘단위 학교 분할’ 점수 방식을 혼용하는데, 고정은 90점 이상을 A, 80점 이상을 B 등으로 정하는 방식이고 학교 분할은 각 학교별 기준 점수를 별도로 부여한다. 

대학 입시에선 성취도(절대평가)보다 석차 등급(상대평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반박 논리로 제시했다. 

성취도 D등급 69~60, E등급 59~0점이 평균 점수대라고 할 때, 이는 고2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평균 점수대를 유지한 것으로 본다. 

모든 학생들이 평균 이상을 넘어 상위권에 속하면 좋겠지만, 석차 등급으로 연계할 때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란 얘기다. 석차 등급에선 전체 학생 수의 4% 만이 1등급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서울 강남구 사례를 들어 반박한 자료. 
세종시교육청이 서울 강남구 사례를 들어 국힘 시당의 주장을 반박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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