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부터 7일까지 3800만원 들여 제주도서 의정연수
3년전 민주당 향해 “단합대회 가냐” 비판했던 국민의힘 주축
집행기관장과 저녁 먹고, 일부 관광일정도 포함...예산낭비 논란

제9대 대전시의회 개원식 모습. 자료사진.
제9대 대전시의회 개원식 모습.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대전시의회가 거수기 논란, 의장의 회기 중 외유 논란에 이어 수천만 원을 들여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제주도 연수계획까지 세우고 있어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고 있다.

22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소속 의원들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제주도에서 의정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참석대상은 의원 22명 전원, 사무처 직원 21명 등이다.

제주도 도착 첫 날인 5일에는 시의회를 출입하는 현직 기자가 의원들을 상대로 의정활동 홍보방법에 대해 강의한다.

둘째 날인 6일에는 주영진 전 국회예산처장이 지방예산 및 결산 심사 기법, 행정사무감사 조사 요령 및 기법에 대한 전문교육에 나선다. 이날 여미지식물원과 이중섭 미술관 등 문화자원 답사 일정도 잡혀 있다. 사실상의 관광 일정이다.

마지막 날인 7일에는 1시간 가량의 자유토론 후 청주공항을 통해 대전으로 돌아온다. 시의회는 의원들의 제주도 연수를 위해 약 3800만 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공식일정은 아니지만, 집행부 수장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설동호 대전시 교유감도 제주도 연수에 참석해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설 교육감이 5일, 이 시장이 6일 제주를 방문하기로 했다.

시의원들의 ‘제주도 연수’는 매번 예산낭비 논란을 일으켜 왔다. 의정 연수라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의원간 단합대회 성격이 강하고 감시·견제의 대상인 시장·교육감과 간담회 명목으로 저녁을 겸한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비용이 시민 혈세를 통해 이뤄지는 까닭에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의원들의 ‘제주도 연수’는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제주도 연수를 떠나는 대전시의원들은 총 22명 중 18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그러나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 열린 지난 2019년 제주도 연수는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 중심으로 치러졌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논평을 통해 “대전시의회에서 멀리 안 가도 될 행사를 시민 혈세를 투입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이 좋아 연찬회이지 민주당 소속 시의원 20여 명의 단합대회나 마찬가지인 행사에서 대전시장과 대전교육감 그리고 시와 교육청 간부들까지 제주도에 가서 들러리를 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시의회 내부 주류 정당만 바뀌었을 뿐, 차별성 없는 제주도 의정연수가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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