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어서 힘든 날을 보낸 적은 없었는가? 나는 그런 날이 올 때는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아. 자신의 말을 하고 싶은 곳이 없을 때도 심리상담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속에 있는 모든 말을 쏟아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의 시간과 마음을 필요로 하는 것에는 다른 어떤 것보다 공짜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깊어졌다. 이 말에 공감하려면 자신이 처절하게 외로움을 경험하거나 정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몰려올 때,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공간에서 충분한 공감을 받고 싶을 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타인의 말을 공감하며 여유 있게 들어주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답답함을 해소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정도로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거나 그 사람을 염려하는 마음의 정도가 줄어들고 있다. 그 요인에는 사회구조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고, 굳이 피곤하게 다른 사람 삶 속에서 고민하고 싶지도 않아서라고들 말한다. 이런저런 다양한 이유로 말수가 줄어 든다.

때로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쓸쓸함이 몰려오기도 하고, 인생을 잘못 살았나. 이렇게 주변에 사람이 없었나 라고 자신을 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감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은 피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세상에서는 타인보다 자신의 감정, 자신의 상황 등을 더 먼저 고려한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어쩌면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많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의 상황 등을 고려(배려) 하다 보면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성격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자신보다 더 힘들어 보이거나 실제 만났는데 자신의 이야기는 커녕 상대방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고 헤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로 상황을 덮어버린 경우는 흔히 경험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자신보다 더 강한 사람에게 끌려가는 경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베인 사람은 말하는 중간 중간에 상황을 살피고, 타인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받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특히 배려가 몸에 베어 있거나 자신이 다른 사람관계 안에서 불편함을 충분히 경험해 본 경우이다.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고 싶은 그런 경우에는 ‘오늘은 내 이야기만 들어주었으면 해.’라고 먼저 말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그것은 마음의 여유가 있음을 의미한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을 만나면 편해진다. 그 사람의 좋은 에너지의 흐름을 같이 영향받은 덕분이다. 

현재 자신 주변에도 어떤 사람이 있는가? 오히려 자신이 타인의 에너지를 뺏지는 않는지, 또는 타인이 자신의 에너지를 받고 싶은지를, 이것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나 또한 그 사람에게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마음의 여유는 많은 것들을 창조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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