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6.1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 2023년 하반기 구체화 예고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 1일 싱가포르서 깜짝 발표... 3000만 관광시대 공언
'금강과 한강 수(水)자원' 활용, 대관람차와 수상무대 구축 공통점... 문제는 실행 시기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 전경. 서울시(visitsingapore.com 참조) 제공.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 전경. 서울시(visitsingapore.com 참조) 제공. 

[세종=이희택 기자] '대관람차(전망 놀이시설)' 기반의 대형 프로젝트 경쟁이 세종시와 서울시에서도 재현될 전망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비단강(금강) 금빛 프로젝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도시정상회의(WCS) 참석 과정에서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를 깜짝 발표했다. 

양 프로젝트 모두 민간 투자유치를 전제로 '문화·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안고 있다. 2026년 임기 내 실행이 쉽지 않은 중장기 전략이란 점도 유사하다. 

규모 면에선 재원 조달능력과 잠재 수요에서 월등한 상징수도 서울 프로젝트를 행정수도 세종이 따라가긴 버거워 보인다. 

본지는 '강(江)과 수(水)'를 활용한 양 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곧 발표될 세종시 미래 전략이 효율적으로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깜짝 발표된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 어떤 내용 담겼나  

서울시 관계자는 9일 "이 프로젝트는 사전에 내부 검토나 선거 과정의 공약으로 마련된 게 아니다"며 "(지난 1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발표한 오세훈 시장의 구상과 워딩을 정리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공표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와 출발선상이 다르단 뜻이다.

서울시는 향후 문화본부와 한강사업본부, 관광체육국, 공원녹지정책과 등 관계 부서가 세부 내용을 다듬어 본격적인 추진에 나서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오 시장이 공개한 프로젝트 내용을 보면, 출발은 싱가포르 석양 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비롯한다. 이를 모티브로 '아름다운 석양을 활용한 한강의 재발견'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서울 상암에서 여의도, 용산, 노들섬, 반포, 뚝섬, 잠실까지 다양한 뷰 포인트를 강남·북으로 구축, 여기에 '대관람차와 수상 공연장, 보행교 인근의 석조 인프라'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선셋 거점 명소화 ▲선셋 명소 발굴·조성 ▲수변 활용성 강화 등 3대 전략을 토대로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중장기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해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본격 견인해 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세부 구상안으론 글로벌 예술섬과 서울아이, 수상예술무대(유니버설 디자인 적용)가 포함됐다. 

글로벌 예술섬은 365일 음악과 예술이 흐르는 노들섬의 재구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섬 안과 밖 어디서 봐도 조형미와 예술성이 느껴지는 지붕형 '선셋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서울시가 지붕형 선셋 랜드마크로 벤치마킹한 싱가포르 슈퍼트리. 서울시 제공(가든스바이더데이 홈페이지).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메르카트, 세비아의 메트로폴 파라솔,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의 슈퍼트리처럼 석양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이 벤치마킹 사례다. 

노들섬 마스터플랜에다 국내·외 현상공모 추진을 연계할 계획이다. 

'서울아이(Seoul Eye)'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하는데, 규모는 165m 높이에 최대 780명 동시 탑승으로 설정했다. 이는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국내에선 지난 3월 개장한 속초아이가 65m 높이(216명)로 인기를 끌고 있고, 오는 2024년 영덕아이가 140m 높이로 문을 연다. 입지는 상암동 일대와 뚝섬 삼표 레미콘부지 등 다수를 놓고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 플로트 옛 마리나베이 공연장 모습. 서울시(stadiumdb.com 참고) 제공. 
싱가포르 플로트 옛 마리나베이 공연장 모습. 서울시(stadiumdb.com 참고) 제공. 

수상예술무대는 석양이 오페라의 배경이 되고 강물이 뮤지컬의 소품이 되는, 색다른 문화 체험이 가능한 시설로 만든다.

싱가포르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와 같은 수상 공연장을 기본 틀로 하되, K-pop 콘서트부터 뮤지컬·오페라 공연, 스포츠 이벤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수상공연(3000석~3만석 가변형 객석)을 개최할 수 있도록 하다.

서울 페스타에 이를 녹여냄으로써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뮤직페스티벌'과 같은 명품 축제 반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후보지는 반포·여의도 한강지구 등이다.

이밖에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8월 28일~10월 30일)' 개최 및 보행교로 전환 추진 ▲한강변 민간건축물 내 공유 전망공간 제공 시, 용적률 등 인센티브 부여 등도 추진한다. 

오세훈 시장은 "한강의 숨겨진 매력인 '석양'을 3000만 서울 관광시대의 전략적 포인트로 삼겠다"며 "특히 상암에서 잠실까지 이어지는 '선셋 한강라인'이 해외 관광객의 여행 수첩 맨 앞 장에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민호식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2023년 하반기 윤곽 

이탈리아 로마의 원형 경기장겸 공연장 '콜로세움(좌·트립어드바이저 발췌)'과 세종시의 원형 보행교 '이응다리(우·세종시 제공)' 전경.  
이탈리아 로마의 원형 경기장겸 공연장 '콜로세움(좌·트립어드바이저 발췌)'과 세종시의 원형 보행교 '이응다리(우·세종시 제공)' 전경.  최 시장은 이 곳 인근에 대관람차를 세우고, 이응다리를 수상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최민호 시장이 앞서 내건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도 오세훈 시장의 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강 이응다리 인근에 대관람차를 설치하고, 이응다리에 수상 공연장을 만들어 '금강'을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금강 보행교에 대관람차 등의 위락시설과 휴식공간을 우선 추진한다. 생태·환경습지원과 초화류 꽃밭·꽃길, 수변레포츠 시설, 루미나리에 거리 등 4계절 축제 기반도 구축한다. 

조성 범위는 세종시 권역인 '미호천~합강(캠핑장 포함)~아람찬교~햇무리교~이응다리~금남교~한누리대교~세종보~학나래교' 사이다. 

최 시장은 “세종시가 금강을 끼고 있는 것은 큰 축복”이란 발언과 함께 “그동안 세종시는 금강을 수로로만 이용할 뿐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합강~세종보까지 수변형 관광지 및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중앙녹지공간과 
중앙녹지공간과 미래 국회세종의사당 예정지를 지나 우측 원형으로 보이는 곳이 이응다리. 최 시장은 그 아래 금강을 무대로 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자료사진. 

시는 이 같은 최 시장 의중을 담아, 미래전략본부를 통해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미래전략본부는 앞으로 로드맵을 이렇게 설정했다. 

이달 말까지 인수위 검토 보고서를 통한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 국내 선진지 견학에 이어 2023년 상반기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용역(약 6개월)으로 실행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래전략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프로젝트를 포함한 국내 사례를 고려, 금강 전 구간의 명소화 연계성을 강화하겠다"며 "전반 사업은 민자 유치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와 서울시 모두 시민들이 손꼽아 기다릴만한 프로젝트를 공표하면서, 앞으로 실현여부가 중요해졌다. 

문제는 세종시와 서울시 모두 임기 4년 이내 해당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없다는데 있다. 연도별·단계별 추진전략이 효율적으로 마련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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