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성과 혁신 토론회’ 발제
승자 독식·기득권 정치 타파 및 당 정체성 회복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장철민 의원, 어기구 의원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류재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장철민 의원, 어기구 의원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과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3번(재보선·대선·지선)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한 민주당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더불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정치제도 방안 제시와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상민, 정부 여당 겨냥 “몰상식과 몰염치로 일방통행”
“민주당 역시 ‘검수완박’ 꼼수 동원 부끄러운 모습”
정당설립 규제 완화 및 대선거구제 전환 등 제안

이상민 의원.
이상민 의원.

먼저 이상민 의원은 “최근 정치권 상황에 국민들은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나 집권 여당이 하는 행태를 보면 상식과 공정보다 몰상식과 몰염치의 끝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정부 여당을 직격했다. 

“법률로 해야 할 걸 시행령으로 변칙 처리하고, 국민의힘도 당 대표를 내쫓는 데 있어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의 뜻이라면, 또 집권당 소수 실권자의 뜻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도 이견은 있겠지만 ‘검수완박’ 통과 때 위장 탈당으로 국회법에 규정한 안건조정제도를 무력화했을 뿐만 아니라, 회기 쪼개기 등 꼼수를 동원했다.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만 공격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국민들에게 하는 변화와 혁신이 얼마나 허언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를 혁파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바뀔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를 위해 정당법 개정을 통한 정당 설립과 활동에 규제를 풀고,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현재 소선거구제에서 대선거구제로 전환하고, 비례대표는 전국구와 권역별로 나눠 선출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국회법 개정을 통해 교섭단체 요건을 20석 이상에서 5석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고, 국고보조금 정당 배분에 있어 소수당 우선 배분 구조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당론 금지’와 독일형 또는 오스트리아형 ‘개헌’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폐기하고 뛰쳐나와야 한다. 분화는 또 다른 진화 발전으로 한국 정치 발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대안적 세상을 꿈꾸는 상상력을 발휘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어기구, 독일인 시각으로 한국 정치 고질병 ‘진단’
“승자독식 구조 안 바꾸면 ‘헬조선’ 구할 길 없어”
“민주당, 진보인 척하는 보수인가” 정체성 확립 강조

어기구 의원.
어기구 의원.

어기구 의원은 독일인의 시각으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진단했다. 어 의원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한국 대선에 출마한다고 상상하며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며 “독일 보수 정당인 기민당이 정강 정책으로 한국 선거에 나오면 틀림없이 ‘빨갱이’라고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전면 공교육화와 무상교육, 대학서열화 타파, 무상의료 및 전면 공공의료화, 공공주거 전면 확대 등을 들고나올 텐데 여의도에서 이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독일의 가장 우파정당이 한국의 가장 좌파 정당보다 더 좌파”라고 역설했다. 

어 의원은 “독일 국민 눈으로 볼 때, 매우 우경화되어 있는 여의도 국회의원 300명의 의식구조를 바꾸든지, 한국의 정치제도를 바꾸지 않고선 ‘헬조선’으로 빠져드는 한국을 구할 길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진보정당인가 우파정당인가, 민주당은 진보인 척하는 보수 정당인가 하는 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철민 “정치 고관여층 의견의 여론화 굉장히 위험”
“약관심층 목소리 체계적·일상적 획득 시스템 확보해야”

장철민 의원.
장철민 의원.

장철민 의원은 “제가 처음 국회 왔을 때 선배들이 (영호남의) 기울어진 운동장 얘기를 많이 했다. 어느 순간 기울어진 운동장 얘기가 없어진 것 같긴 한데, 요즘은 운동장이 이상해졌는지 양쪽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고, 더 적대적이고 양당 외에는 설 땅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 의원은 “정치 양극화의 심화, 집토끼 전략은 유효한가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 있는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이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를 추적하고 제도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극히 정치 고(高)관여층에서만 도출하는 여러 가지를 ‘여론’으로 삼는 것을 극히 조심해야 한다”며 “최근 정당 운영방식에서 당원 투표를 하거나, 긴급 여론조사를 돌려 나온 의견을 정당성 삼아 당의 방향성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선거 승리로 가려면 정치 약(弱) 관심층의 목소리를 체계적이고 일상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과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불안정성으로 가는 게 아니라 튼튼한 선거 전략용 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공동 주최자인 김종민 의원(재선. 충남 논산·계룡·금산)은 “내용적인 민주주의 본질인 다원성, 다양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지난 30년 중 우리가 15년을 집권했어도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치혁명이 민생 개혁에 필수적인 이유”라며 “비례대표나 선거구제 개혁을 얘기하는 것도, 국민의 25%만 위임받은 대표가 아닌, 모든 국민이 자기가 찍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민주당 국회의원 27명 공동주최로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의 4번째 순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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