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 “개인의 즉흥적 아이디어” 성토

충남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김기웅 서천군수의 금강하구 ‘운하 건설’ 계획을 정면 비판에 나섰다. 자료사진.
충남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김기웅 서천군수의 금강하구 ‘운하 건설’ 계획을 정면 비판에 나섰다. 자료사진.

[황재돈 기자] 충남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김기웅 서천군수의 금강하구 ‘운하 건설’ 계획을 정면 비판했다. <관련기사 8월 1일자: 김기웅 "금강하구 해수유통, 수로 건설 방식으로">

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원회는 3일 성명을 통해 “김 군수는 뜬금없이 길산천과 판교천을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환경문제와 혈세낭비,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일으킬 것”이라고 성토했다.

앞서 김 군수는 지난 1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금강과 이어지는 길산천부터 종천면 장구리 배수갑문을 연결하는 총연장 14.6km 길이의 수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로를 통해 서천 앞바다에 더 많은 유량의 민물을 공급해 연안생태계를 회복하고, 소형선박이 왕래하는 수변 공간 조성을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에서다.

여기에는 하천정비와 수로 신설, 갑문설치 등 오는 2023~2029년까지 3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추진위는 “운하를 건설하려면 일정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보를 설치할 수밖에 없다”며 “판교천과 길산천 하류에 4m 내외의 보를 설치하면 서해와 금강 연결성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강 와초리(왼쪽)와 길산천 하류 녹조현상. 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원회 제공.
금강 와초리(왼쪽)와 길산천 하류 녹조현상. 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원회 제공.

이들은 또 “금강호 물을 끌어와 수심을 유지하더라도 운하의 수질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현재 금강호 수질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고, 길산천 하류에 보를 만들면 수질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천 앞바다 환경을 개선하려면 장구만 하구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며 “타당성과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행정력을 낭비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도 했다.

추진위는 끝으로 “운하 건설계획은 전문가와 지역민 의견 수렴 없이 개인의 고집으로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금강하구 관련 연구 데이터와 현황, 문제점을 파악해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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