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m 정상 기준 고복‧신안저수지까지 1~5시간 코스 다양
‘1주차장’~봉산리 방향 ‘갈림길’~‘부뚜막(김치찜)’~‘440년 향나무’ 코스 추천

오봉산을 의미하는 돌기둥. 이희택 기자. 
오봉산을 의미하는 돌기둥. 이희택 기자.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한여름 무더위. 수풀이 무성한 산행지를 따라 가벼운 트레킹에 나서는 건 여름나기의 한 방편이다.

이런 장소가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소재 ‘오봉산(263m)’은 바로 그런 곳이다.

세종시 어디서든 차량으로 최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4~5시간도 보낼 수 있는 둘레길이다. 코스에 따라 고복저수지와 신안저수지, 봉산리 등 다양한 지명의 명소에 이를 수 있다.

오봉산 맨발 등산길 1주차장 또는 2주차장에서 하차한 후, 성인 기준 약 1시간이면 오봉산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오봉산 둘레길 노선 안내도. 최소 1시간에서 최대 5시간 코스까지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이희택 기자. 
오봉산 둘레길 노선 안내도. 최소 1시간에서 최대 5시간 코스까지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이희택 기자. 

인생길처럼 오르막내리막은 있으나 남녀노소 누구나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로 다가온다. 이름 따라 맨발로 하산하는 시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필자는 최근 대학 동문 선배‧동기와 동행했던 터라 이들의 눈치(?)를 보며 정상행을 시도했다.

이날 트레킹에 함께한 대학 선배·동기가 오봉산을 걷고 있다. 이희택 기자. 
이날 트레킹에 함께한 대학 선배·동기가 오봉산을 걷고 있다. 이희택 기자.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폭염경보를 발령했다”는 세종시 마을 방송이 산을 타고 올라오면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 2/3지점에서 하산을 택했다. 오전 10시 30분경 등산을 시작한 뒤 40분 만이다.

대신 ‘같은 길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냈고, 하산길은 봉산리로 향했다. 오봉산 정상까지 2/3 지점의 갈림길에서 차량 통행이 허용되는 임도다. 약 30분간 산에서 내려오니 들깨를 말리는 농가 등 고즈넉한 농촌 들녘이 펼쳐졌다.

이 길을 따라 다시 출발지점으로 향했고, 10여분이 흐르자 세종시 출범 이후 공직사회가 인정한 맛집인 ‘부뚜막’을 발견했다.

김치찜에 따라 나오는 곁들임 반찬들도 풍성하다. 이희택 기자. 
김치찜에 따라 나오는 곁들임 반찬들도 풍성하다. 이희택 기자. 
김치찜과 돼지고기 수육이 한데 어울려 구미를 당긴다. 이희택 기자. 
김치찜과 돼지고기 수육이 한데 어울려 구미를 당긴다. 이희택 기자. 

반신반의하는 동문들의 마음을 부여잡고 이곳의 원픽인 ‘김치찜’을 주문했다. 동문 선배‧동기의 표정이 밝아졌고,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이상으로 매겨졌다. 개인적으로도 한달 만에 다시 찾은 맛집의 위용은 여전했다.

‘폭염 속 강행군(?) 덕에 더 맛있게 다가왔을 것’이란 평가절하는 이곳에 적절치 않다. 비빔밥이 가능한 오뎅과 무생채, 콩나물, 메추리알 장조림, 배추동치미 등 곁들임 반찬도 풍성하다.

맛의 즐거움이 만원의 행복(1인당 1만 1000원)으로 승화했다. 주린 배를 채운 뒤 44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산동 향나무’ 천연기념물(제321호)에 들려 역사적 유래를 살펴보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추천 코스다.

440년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산동 향나무 전경. 이희택 기자. 
440년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산동 향나무 전경. 이희택 기자. 

부뚜막에서 봉산동 향나무를 거쳐 다시 오봉산 주차장까지 오는데 약 15분 이내면 충분하다.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이 코스를 모두 소화하는데 걸린 시간은 넉넉잡아 3시간. 8월 15일 말복 이전 맘 편한 이들과 한번 도전해보길 권유해본다.

필자가 다시 오봉산을 찾는다면, 정상에 못오른 한(?)을 풀고 하산까지 40분 거리의 고복저수지 인근 맛집으로 행선지를 선회하고자 한다.

고복저수지에는 매운탕과 석갈비, 닭도리탕이나 백숙 등의 요리 맛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리단길과 경주의 황리단길에 견줄 정도는 아니나 ‘가칭 복리단길’을 따라 형성된 예쁜 카페들도 많다.

돌아오는 길은 71번 버스를 타고 월하1리 마을회관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약 1.5km를 걸으면 된다.


 ¶ 오봉산과 부뚜막 식당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오봉산 입구에 서 있는 맨발 남장군과 여장군 비. 이희택 기자. 
오봉산 입구에 서 있는 맨발 남장군과 여장군 비. 이희택 기자. 
오봉산 맨발 등산길 제1주차장 전경과 2주차장 입구. 이희택 기자. 
오봉산 맨발 등산길 제1주차장 전경과 2주차장 입구. 이희택 기자. 
1주차장에서 시작되는 트레킹로 초입 전경. 이희택 기자. 
1주차장에서 시작되는 트레킹로 초입 전경. 이희택 기자. 
부뚜막 식당 전경. 이희택 기자. 
부뚜막의 시그니처 메뉴는 김치찜. 다른 메뉴들도 많다. 이희택 기자. 
부뚜막의 시그니처 메뉴는 김치찜. 다른 메뉴들도 많다. 이희택 기자.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