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 REPORT…Real Estate ②]
대전 중산층 가구 내 집 마련 11.48년 걸려
중산층 빚 끌어모아도 살 수 있는 아파트 있나?

4월 민간공원특례사업 형태로 공급한 ‘엘리프 송촌 더 파크’ 모델하우스 외관에 100% 분양 완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촬영 최찬룡PD
4월 민간공원특례사업 형태로 공급한 ‘엘리프 송촌 더 파크’ 모델하우스 외관에 100% 분양 완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촬영 최찬룡PD
박길수 편집국장
박길수 편집국장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初伏)이 지나면서 차량 전면을 아파트 분양광고로 도배한 랩핑카가 시내 주행도로에 부쩍 늘었습니다.

주로 시행사들이 분양하는 아파트의 홍보를 위해 버스를 이용한 랩핑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버스랩핑 광고는 가성비 뿐만 아니라 임팩트(impact-광고물에 있어서 독자나 시청자의 주의를 강하게 끄는 요소)까지 있어 시너지 효과가 대단합니다. 또 주정차 반복으로 인한 반복 노출 및 강제 노출 또한 있어서 야립광고 역할까지 해 브랜드 각인 효과까지 높습니다.

‘한화 포레나 월평공원’ 랩핑카
‘한화 포레나 월평공원’ 랩핑카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많은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확정지으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분양시장이 한여름철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청약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라면 아껴왔던 청약통장을 꺼내볼 만한 시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분양가 高高高에도 초기분양률이 100%를 기록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 초 관련된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조사결과 요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전시의 평균 초기분양률이 3년 연속 100%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지역별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전시 평균 초기분양률은 2019년 1분기 94.5%를 보인 이후, 2019년 3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연속적으로 1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3년 연속 100% 기록한 것은 대전시가 전국에서 유일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요자들 대다수가 이구동성으로 아파트 분양가 비싸다고 진단하는 한편  무주택자들은 이렇게 많이 올라 힘이 빠진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러나 입지가 좋은 분양 단지의 경우 건설사들이 과감히 분양가를 올려도 아이러니하게도 ‘완판’되는 사례가 흔합니다.

7월 초  분양에 들어간 ‘중촌 SK VIEW’ 모델하우스에 '평균경쟁률 22.18:1 최고경쟁률 58.633:1!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촬영 최찬룡PD
7월 초  분양에 들어간 ‘중촌 SK VIEW’ 모델하우스에 '평균경쟁률 22.18:1 최고경쟁률 58.63:1!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촬영 최찬룡PD

과연 그동안 얼마나 올랐을까요?

지난 1997년 대전 대덕구 송촌동 선비마을 1, 2, 3, 4, 5단지 동시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270만∼280만 원대로 전용면적 84㎡(30평) 아파트 한 채가 1억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선비마을 분양 당시에는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에 견줘 약간의 은행 빚을 내서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정부 때는 신행정수도가 공주·연기로 확정되자 아파트 값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3년 분양한 서구 복수지구 초록마을의 경우 평균 3.3㎡당 분양가가 450만∼550만 원대, 2004년과 2005년 공급된 유성구 관평동 대덕테크노밸리 1차와 2차는 480만∼650만 원대, 2006년 선보인 중구 문화동 센트럴파크는 600만 원대 초반이었습니다.

2005년 11월 분양한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시티’는 분양가를 1000만 원대로 올려놓은 주상복합아파트로 기록되었습니다.

이어 2008년 분양한 도안신도시 16블록 ‘엘드수목토’ 794만 원, 2009년 선보인 학하지구 ‘리슈빌 학의 뜰’ 894만 원, 오투그란데 미학’ 874만 7000원, 도안신도시 14블록  '파렌하이트' 845만 원, 도안신도시 8블록 '신안인스빌' 861만 8000원, 도안신도시 13블록 '예미지' 849만 5000원이었습니다.

2011년 분양했던 도안신도시 5블록 ‘트리풀시티’ 866만 3000원, 서구 탄방동 2구역 재건축 단지로 조성한 ‘e편한세상둔산’ 1188만 원, '복수센트럴자이' 960만 원, 서대전 코아루 써밋 950만∼990만 원,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 820만 원이었습나다.

2016년 11월 유성구 도룡동 ‘도룡 SK뷰’ 1398만 원, 2018년 한여름에 ‘로또아파트’로 불리며 분양한 도안 갑천친수구역(호수공원) 3블록 ‘트리풀시티’ 1120만 원, 2019년 3월 분양한 ‘대전 아이파크 시티’ 1500만 원, 2020년 10월 분양한  ‘갑천1 트리풀시티힐스테이트’ 1244만 원,  올해 6월 분양한 대전 해모로 더 센트라' 1362만 원, 목동 모아엘가 그랑데 1346만 원으로 “올라간 집값이 다시 새 아파트 분양가를 올린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송촌동 선비마을 동시분양으로부터 25년이 흐른 지금 대전 주택분양시장의 분양가는 3.3㎡당 1600만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분양 아파트 한 채당 평균 5억 5000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실제 지난 4월 민간공원특례사업 형태로 공급한 '엘리프 송촌 더 파크'의 분양가를 보면 전용면적 84㎡가 3억 9990만~4억 5690만 원, 105㎡가 4억 9390만~5억 7020만 원 등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등을 합하면 수분양자가 낼 돈은 5억 원 초반대입니다.

7월 8일 모델하우스 오픈과 동시에 분양에 들어간 중구 ‘중촌 SK VIEW’(808가구-일반분양 307가구)의 주택형별 분양가를 보면 ▲전용면적 59㎡A타입 최저 평당 1422만∼최고 평당 1599만 원 ▲전용면적 74㎡A타입 최저 평당 1462만∼최고 평당 1646만 원으로 각각 책정되었습니다. 

앞서 6월 24일 오픈한 동구 인동 '스카이자이르네‘는 전용면적 84㎡타입이 4억 3930만∼5억 1500만 원에 시장에 나왔습니다

소득 대비 아파트값을 측정하는 일반적인 지표인 PIR(Price to Income Ratio)이 있습니다. 통상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이라고 표현합니다 .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해당 지역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소요되는 햇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B국민은행이 매월 조사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기준 대전의 PIR은 평균 11.48로 조사돼 서울(29.34) 경기(15.14), 부산(13.53), 인천(13.0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습니다

대전의 PIR이 11.48라는 것은 외벌이 근로 가구의 1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11.48년이라는 의미입니다.

더욱이 현실적으로 생활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있기 때문에 소득을 고스란히 모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소득과 비교하면 대전은 여전히 중산층 가구가 아파트를 사는데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이달 하순부터는 ‘한화 포레나 월평공원’(1349가구), ‘힐스테이트 둔산’(600실), 용문동 1,2,3구역 재건축 ‘더샵 리슈빌’(2763가구) 등이 시장에 나올 예정인데 분양가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중산층 가구가 내 집 마련에 필요한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이달 분양에 나서는 ‘힐스테이트 둔산’ 모델하우스. 촬영 최찬룡 PD
이달 분양에 나서는 ‘힐스테이트 둔산’ 모델하우스. 촬영 최찬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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