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IN충청-⑮] 충남 당진시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 장군과 두견주 전설
영랑, 지극한 효성에 진달래로 두견주 주조 복 장군 불치병 완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산과 나무, 저수지와 바위들. 여기에는 각각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중에는 ‘이게 우리 동네 이야기였어?’라고 놀랄만한 이야기도 있다. 우리 지역의 전설을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들려줄 옛날이야기로 꺼내면 어떨까? 대전·세종·충남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 주> 

 

 1천여 년 전, 고려를 개국한 공로로 개국공신이 된 복지겸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태봉을 건국한 궁예의 마군장군이었습니다. 궁예가 포악하여 민심을 잃자 배현경이라는 사람 등과 함께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추대해 고려를 세웠지요. 
 이후 복지겸 장군은 고려 태조 왕건이 지정한 1등 개국공신 4인으로 봉해지며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충신이었던 복 장군은 나라를 튼튼히 하려는 건국의 과업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습니다. 
 건강이 악화되는 것도 모르고 나라 일에만 매달리던 어느 날 불행하게도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장군을 비롯한 가족과 측근들은 용한 의원을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고, 진귀한 약제를 먹어도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약이 무효였던 것입니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장군의 측근들은 전국에서 가장 지세가 좋아 몸과 마음이 편안한 고장을 찾아 휴양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지금의 충남 당진시 면천면입니다. 

 

 이 때 복 장군의 딸 영랑이 나섰습니다. 효성이 지극했던 영랑은 매일같이 아미산에 올라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이 나타났습니다.

 치성을 드리던 100일째 되던 날 영랑의 꿈에 아미산 산신령이 나타나 “아미산에 활짝 핀 두견화(진달래꽃)와 찹쌀로 술을 빚되 반드시 안샘의 물로 씻고, 100일이 지난 다음 이를 아버지께 마시게 하고,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려야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합니다. 
 

 영랑은 신령님이 일러준 대로 치성을 드렸고 진달래꽃으로 빚은 두견주로 장군의 병을 깨끗이 고쳤다고 합니다. 복지겸 장군은 면천복씨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이 설화에 나오는 진달래꽃, 안샘물, 은행나무, 안샘물로 빚은 술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것들이라 이 설화의 사실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무공사에 있는 복지경 장군 영정사진. 면천 두견주 전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무공사에 있는 복지경 장군 영정사진. 면천 두견주 전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진=최종암 기자] 무공사는 고려개국 일등공신 복지겸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 당진 면천복씨의 시조인 복 장군의 가문은 통일신라 후기 지금의 당진시 면천면 지역을 중심으로 황해바다에서 세력을 가졌던 해상호족으로 알려져 있다.

당진문화원과 태사 무공공 복지겸 장군 기념사업회는 매년 장군을 기리는 숭모제를 열고 있다. 

복지겸 장군의 딸이 심은 두 그루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551호로 지정돼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에는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목신제'(木神祭)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고려 개국 일등공신 복지겸 장군을 모신 사당인 무공사 모습.
고려 개국 일등공신 복지겸 장군을 모신 사당인 무공사 모습.

면천 진달래 축제 또한 복지겸 장군의 딸인 영랑과 연관된 축제다. 지금도 면천에는 봄철 타 지역에 비해 유난히 많은 진달래가 피어난다. 낮은 개울가에서부터 산정상에 이르기까지 불타는 진달래로 꽃동산을 이룬다.

당진시는 진달래가 흐드러진 4월 즈음 '진달래축제'를 풍성하게 연다. 이 때 진달래 꽃잎으로 빚어 만든 두견주는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두견주의 향기와 은근히 오르는 취기로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면천 두견주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남북정상회담 만찬주, 교황방문 만찬주로 사용하기도 했다.
면천 두견주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남북정상회담 만찬주, 교황방문 만찬주로 사용하기도 했다.

두견주는 끈적거릴 정도로 단맛이 강하고 진한 담황색 진달래꽃의 빛깔이 그대로 술에 녹아들어 운치가 있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면천두견주는 남북정상회담 만찬주, 교황방문 만찬주로 사용하기도 했다. 

달콤한 진달래꽃 향을 품고 있는 면천두견주는 약주 특유의 은은한 맛 때문에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달콤한 간장 양념의 고기요리나 소금간의 해물탕과 조화가 좋아, 면천두견주가 가진 농밀한 맛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 

‘아지라인’ 성분이 많아 진해작용과 신경통, 부인냉증, 류마티즘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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