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대덕구의회처럼 의석수 같아 의장단보다 상임위원장 노려
동구의원 "민생이 어려운데 싸움보다는 협치 필요"..대덕구의회 주목

대덕구의회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간 갈등으로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파행을 빚고 있다. 같은 상황이었던 동구의회는 일찌감치 원구성을 마쳐 대조를 보였다. 
대덕구의회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간 갈등으로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파행을 빚고 있다. 같은 상황이었던 동구의회는 일찌감치 원구성을 마쳐 대조를 보였다. 

[지상현 기자]대전 대덕구의회 원구성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덕구의회처럼 여야 의원들의 의석수가 같음에도 이미 원구성이 마무리된 동구의회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13일 대덕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제263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제9대 전반기 의장 선거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파행을 빚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파행이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달 1일 치러진 대덕구의원 선거에서 대덕구민들은 국민의힘(김홍태·이준규·조대웅·양영자 의원)과 민주당에 각각 4명(김기흥·유승연·박효서·전석광 의원)씩 표를 줬다. 때문에 민주당은 구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의장을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전반기는 민주당, 후반기는 국민의힘에서 갖자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체 8명 대덕구의원 중 유일한 재선 의원이 있고, 연장자 2명이 있다는 점을 주장하며 원칙대로 의장 선거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홍태 의원은 대덕구의원 중 유일한 재선 의원이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간 이견으로 의장단 선거는 파행을 거듭하며 언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대덕구의회와 같은 상황, 즉 여야 의원간 의석수가 같은 동구의회는 이미 원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구의회는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5명이 선출됐다. 선출된 의원 중 국민의힘은 4선이 3명이 포함됐지만 민주당은 재선 의원이 1명만 당선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원구성을 앞두고 원내대표들끼리 협의 과정을 거쳤지만, 4선이 3명인 현실적인 면을 인식한 민주당이 의장단을 포기하면서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국민의힘에서 가져갔다. 민주당은 대신 기획위원장과 도시복지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2자리를 꿰찼다. 4선 의원들이 3명인 국민의힘에게 명분상 의장단을 양보했지만, 구정을 견제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 2자리를 차지하면서 실리를 얻게 된 셈이다.

민주당 동구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는 민주당에서도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내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내부 논의를 거쳐 상임위원장을 요구한 것"이라며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됐고, 민생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의회 내 협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민생회복과 안정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즉 같은 상황이었던 동구의회는 민주당에서 의장단이 아닌 상임위원장으로 선회하면서 원구성은 조기에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정회와 산회를 반복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석한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정회와 산회를 반복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대덕구의회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임시회 첫날 본회의 당시만 해도 전반기 의장을 요구했던 민주당이 입장을 다소 입장을 선회해 후반기 의장 자리 약속을 바라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대덕구의원 원내대표인 전석광 의원은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 요구대로 다선 의원 원칙에 따르기로 했다"면서 "후반기는 지방선거 표심에 따라 민주당에 줘야 한다. 여당으로서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 약속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대덕구의원은 "후반기 의장을 주겠다는 약속을 해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후반기는 후반기에 논의해야 할 일이지 지금 상황에서 약속해 달라는 것은 안될 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덕구의원들은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두번째 입장문을 통해 "대덕구의회가 민주당 의원들의 ‘의정활동 보이콧’으로 파행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대덕구의회 의원들은 구민이 부여한 의원의 기본 의무를 다해 본회의에 출석하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원구성을 마무리해 의회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전지역 5개 구의회 가운데 대덕구의회만 유일하게 원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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