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별 지난 3년간 계속되는 갑질 신고.. . 실태 조사와 예방 조치 등은 미흡
극단적 선택부터 퇴학, 강제 전학, 경찰 조사, 인사 조치로 이어져
적극적인 제도 시행과 예방 활동 절실... CNN의 문제 환기 '반면교사'

지난해 7월 제정된 세종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 자료사진. 
지난해 7월 제정된 세종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 자료사진. 

[김다소미 기자] 세종시청과 교육청 내 ‘성범죄‧갑질’ 문제가 조직 규모 만큼이나 커지는 모습이다.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공직사회와 학교 현장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경각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실제 지난 달 26일에는 세종시 20대 공무원 A 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 원인을 놓고 유족들의 주장이 직장 내 문제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최종 부검에, 세종시 감사위원회는 ‘매월 초과 근무’ 등의 사실 확인에 나선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데 있다.

세종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직장 내 갑질 의혹에 의한 감사 청구 건수는 3건, 7건, 6건으로 평균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상반기 집계 수치인터라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시교육청에선 7월 들어 성범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일선 직원이 동료 여직원 성추행 의혹과 함께 인사 조치를 받았다.

13일에는 세종시 한 고교 재학생들이 여교사 여러 명을 스마트폰으로 도촬, 퇴학과 강제 전학 조치를 받는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달 해당 사건을 접수받고, 시교육청 처분과 별도 조사를 통해 형사 처분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의 성범죄 사건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교 공직자가 타 지역 교육청 공무원을 성추행해 직위 해제된 바 있다.

다행히 시교육청의 갑질 신고 건수는 2020년 17건,  2021년 27건, 올 상반기 9건으로 줄어든 모양새다.

이 같은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기관별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여전히 고질적 문제로 남아 있다.

실제 시교육청은 지난해 3월부터 성비위, 음주운전, 금품‧향응 수수, 성적조작 등 교육비리, 학교폭력 은폐‧아동학대 등 5대 비위 관련자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에 나선 것을 생각하면, 안도할 수 없는 현주소에 있다.

세종시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노력을 더욱 요구받고 있다.

(사)직장갑질119와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지난 6일 올해 17개 광역시‧도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신고・처리 현황 ▲직장 내 괴롭힘 처리절차 등의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는 대구와 강원, 전남과 함께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하지 않은 지자체란 불명예를 안았다.

정부가 4년 전 ‘직장 내 갑질 근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4대 핵심과제를 지정하고 2년마다 실시 규정을 뒀으나 세종시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예방교육과 관련해선 ‘보통’의 평가를 받았으나 예방과 사후 관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담기관 별도 설치에선 ‘미흡’ 평가에 머물렀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 제정에 이어 1년에 2회 이상 예방교육 실시와 신고, 구제절차 등을 적극 홍보토록 했던 조치가 무색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한편, 지난 4일 CNN(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은 한국에서 재택근무가 종료되면서 직장 내 갑질이 부활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갑질’을 한국의 직장 문화이자 오랜 문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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