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 카펜터와 킹험 부상으로 교체, 문동주 선발 합류

한화이글스와 계약한 라미레즈(왼쪽)와 페냐(오른쪽) 선수.
한화이글스와 계약한 라미레즈(왼쪽)와 페냐(오른쪽) 선수.

드디어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2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경기력으로 리그 1위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SSG랜더스의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때, 7할에 육박하는 승률과 2위와의 승차를 5경기 이상으로 벌리며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SSG가 여름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추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추격의 선두주자는 올 시즌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이다. 키움은 최근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선두 SSG에 3.5경기 차이까지 따라붙으며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고 있다.

LG는 여전히 3위를 지키며 정중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기아는 LG를 바짝 추격하며 굳건히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싸움은 삼성과 두산에, 드디어 디펜딩 챔피언 KT가 연승의 분위기를 타며 가세한 상황이다. 특히, KT가 팀 전력을 정비하면서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상위권으로 가는 팀들의 혼전이 더욱 치열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였던 롯데는 언제나 그렇듯 다시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이고 팀을 젊은 선수로 정비하고 있는 NC는 주중 한때 4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한화를 다시 최하위로 밀어내고 반등할 여지를 찾으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한 한화이글스는 4연패에 빠지며 다시 최하위에 위치했지만, 두 외국인 투수가 합류하는 시점까지 지금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반등의 시간을 다시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펜터와 킹험의 부상으로 외국인 투수 모두 교체, 신인 문동주 선발진 합류

2021시즌 한화이글스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카펜터와 킹험, 두 외국인 투수는 살아남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팀은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두 외국인 투수는 제 몫을 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시즌 막판 부진했지만 꾸준함을 보였던 좌완 카펜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었지만 건강할 때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던 킹험이었기에 두 선수에 대한 올 시즌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부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카펜터는 4경기를 출장했고 4월 20일 엔트리 말소 이후 재활에 들어갔고 5월 25일 복귀해서 한 경기에 등판하면서 재기에 시동을 걸었지만 결국 부상이 재발하면서 교체되는 운명이 되었다. 킹험도 3경기 출장 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킹험의 복귀 소식은 좀처럼 들을 수가 없었다.

선발 마운드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예상했던 카펜터는 한 경기를 뛴 후, 이내 부상으로 재이탈했고 킹험의 기다림은 계속된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토종 선발진으로 버티고 있는 한화이글스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기다림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조금은 늦은 판단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기다림이 계속됐던 게 사실이다.

구단은 결단을 내렸다. 카펜터를 먼저 교체하는 수순으로 들어갔고 대체 선수가 확정되었다. 복귀 일정이 불분명했던 킹험도 이내 교체 수순에 들어갔다. 전력의 50%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한순간에 교체하게 된 것이다.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은 일정이기에 반전의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제대로 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서 반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카펜터의 대체 선수로 선택된 선수는 ‘예프리 라미레즈’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이적료 포함, 총 60만 달러의 적지 않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라미레즈는 1993년생으로 2015년 드래프트에서 뉴욕양키스에 1순위(전체 19위)로 지명된 선수로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7경기에 출장했고 그중 12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 8패,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하는 등, 통산 31경기 1승 10패, 평균자책점 6.17의 기록을 남겼다.

평균 140Km/h 후반의 포심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구사하고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이닝이터 역할이 필요한 한화이글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선수로 주목이 된다.

킹험의 대체 선수도 빠르게 결정되었다. 주인공은 라미레즈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펠릭스 페냐이다. 페냐는 1990년생으로 2016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LA 에인절스에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4경기(선발 24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하고 있고 LA 에인절스에서 뛴 2019년에는 8승을 올리기도 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주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252경기를 뛰었고 100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스윙맨이었다. 38승 51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4.24의 기록은 남겼다.

페냐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평균 시속 150Km/h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구사한 기록을 보여줬기에 패스트볼에 강점을 두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고 강한 공을 뿌리는 두 선수와의 계약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아직 전환점을 돌지 않은 상황에서 두 선수가 합류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만 해준다면 충분히 한화이글스가 반등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팀 합류가 6월 말로 예상이 되는데, 입국 수속이 최대한 빠르게 진행되서 하루라도 빨리 팀에 합류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원, 투 펀치를 모두 교체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 수베로 감독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즌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두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전무했다고 보여지기에 말이다. 수베로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새판짜기’가 시작됐다.

라미레즈와 페냐가 합류해서 선발에 자리를 잡아준다면, 현재 토종 에이스 김민우가 살아나고 있고 부침이 있었던 윤대경도 다시 반등의 피칭을 선보이는 상황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두 외국인 투수의 빈자리를 고군분투하며 메우고 있는 장민재가 베테랑으로서 꾸준한 가운데 이민우와 남지민의 기복 있는 피칭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큰 변수가 생겼다. 바로 ‘슈퍼루키 문동주’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1군에 데뷔해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리며 선발 투수로서의 과정을 밟았던 문동주.  이젠 불펜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드디어 선발 로테이션에 전격적으로 합류했다.

첫 선발로 등판한 지난 6월 9일 두산전에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50개의 제한적 투구 수를 설정해놓고 등판한 문동주의 첫 선발 성적은 결과적으로 썩 좋지 않았다. 2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졌으며 1안타, 4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기록에서 보이듯 2이닝 동안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완벽했던 2이닝을 뒤로하고 3회에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1회와 2회를 삼진 4개를 섞으며 안타 없이 막았던 문동주는 3회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연이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서 신정락에게 마운드를 넘겼으나 신정락이 문동주의 도우미가 되어 주지 못했다. 최종 문동주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고 팀은 패하면서 첫 선발 등판에서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동주의 위력적인 공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를 걸어도 충분할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첫 선발 등판이었다.

문동주가 기대대로 선발진에 안착하고 두 외국인 투수가 합류해서 이닝이터의 모습으로 카펜터, 킹험의 빈자리를 채워준다면 김민우와 윤대경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다시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발로 뛰었던 장민재와 이민우는 롱맨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남지민은 퓨처스에서 다시 선발로 경험을 쌓으면서 유사시에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차피 신인 문동주가 계속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부상 재발 방지와 적절한 체력 유지를 위해 휴식을 주면서 또는 선발 투입 자체도 3-4이닝 정도로 관리를 해줄 것이기에 텐덤으로 롱맨 선발진의 준비가 요구되기 때문에, 선발로 뛰었던 선수들의 활용도는 상황에 따라 높아질 것이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40%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외국인 투수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한화이글스. 이제 남은 기간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선발진의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화이글스 전력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진이 건재하고 최근 타선에서도 힘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타선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낼 수 있는 확률 높은 타선을 구축하기 위한 수베로 감독의 ‘엔트리 운용의 유연함’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어쩌면 한화이글스와 수베로 감독의 2022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두 선수가 한화이글스의 반등을 이끄는 좋은 활약을 해주기 바란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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