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이기는 야구를 위한 투수진, 야수진 운용 필요, 틀에 박힌 운용만

매시즌 반복됐던 최하위권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만년 최하위팀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베로 감독이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기대만큼 못해주고 있지만 이 마저도 감독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매시즌 반복됐던 최하위권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만년 최하위팀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베로 감독이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기대만큼 못해주고 있지만 이 마저도 감독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역대급 경쟁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순위가 결정되었던 2021시즌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도 시즌 초반부터 역대급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개막 이후,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SSG는 2위권과의 승차를 꾸준하게 3경기 이상(현재 4경기) 유지하고 있다. 여러 팀이 선두 SSG를 견제하면서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LG가 가장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2위 자리를 지키며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고 있다.

키움이 상승세를 타면서 3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삼성, 기아, 롯데, 두산이 포함된 3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 경쟁은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3위 키움과 7위 두산의 승차는 불과 1.5경기에 지나지 않는다.

명가 두산은 한때 5연패를 당하면서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고 절치부심의 롯데도 4연패를 당하며 더 이상의 순위 상승은 없었다. 한편, 기아는 한때 4연승을 달리면서 확실히 중위권 도약에 성공한 모습이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아직 팀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강백호의 공백과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의 교체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중위권 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약으로 최하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NC와 한화는 최하위 탈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를 시작한 NC는 차츰 전력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는 반면, 한화는 9연패 탈출 후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이내 4연패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번 주는 NC와 공동 최하위로 시작한다.

카펜터의 복귀가 예정된 상황에서 토종 선발들이 힘을 내고 있는 한화는 타선의 반등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서 수베로 감독의 “이기는 야구”를 위한 영리하고 유연한 선수 운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발진은 최대한 길게, 불펜진은 과부하 없게 상황에 맞는 운영의 필요성 절실

한화이글스는 현재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한화이글스는 9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번 주 카펜터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지만, 과연 복귀 후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킹험의 복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카펜터와 킹험이 빠진 자리에 수베로 감독은 베테랑 장민재와 신예 고졸 3년 차 남지민을 투입시켰다. 시즌 개막 후 5선발로는 박윤철이 낙점되어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박윤철이 5선발로서 기대에 못 미치면서 기아에서 트레이드로 한화의 유니폼을 입은 이민우가 지난주 첫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가진 바 있으나, 꾸준함이 관건이다.

두 외국인 투수가 빠지면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토종 에이스 김민우가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나마 좋은 페이스를 보였던 4선발 윤대경마저도 부침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주 김민우가 삼성전에서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희망을 보여주었다. 오랜만에 퀄리티피칭을 선보였고 직구의 구속도 회복된 모습으로 탈삼진 능력까지 선보였다. 이런 퍼포먼스를 꾸준하게 보여줘야 하지만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 첫 등판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이민우와 드디어 본인의 진가를 발휘하는 피칭을 선보인 고졸 3년 차 남지민의 호투까지 토종 선발의 좋은 피칭이 연이어 나오면서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되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선발진 운용에 아쉬움이 남는다. 김민우, 윤대경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5이닝 이상의 피칭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물론, 좋은 상황에서 교체하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하나의 운용 방법이겠지만 불펜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발진을 최대한 끌고 갈 필요가 있다.

선발이 경기 초반 볼넷이 많아지고 타자들의 출루가 늘어나면서 투구 수가 쌓이면 당연히 교체 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투구 수에 상관없이 5이닝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 보인다.

장민재는 5월 10일(화) LG전에서 5이닝 1실점, 5월 15일(일)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거두었다. 10일 경기에서는 85개, 15일 경기에서는 76개를 던졌을 뿐이다. 10일 경기는 화요일 경기라서 일요일 경기를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지만, 일요일 경기에서는 조금 더 던질 여지가 있었지만 5이닝만 투구하고 교체가 됐다. 4월 28일 키움전에서도 5이닝 84개의 공을 던진 후 교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주 목요일 경기(19일)에서 남지민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5이닝 1실점을 거두며 원태인과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6회에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투구 수는 69개에 불과했다. 그 이후 불펜진을 총동원하며 연장전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남지민에게는 좋은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닝을 더 소화할 수 있는 경험도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다.

두 외국인 투수가 돌아와도 토종 선발진에게 투구 수에 맞춰 조금 더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불펜진의 과부하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와는 다른 불펜 운용을 하고 있다. 불펜을 짧게 끊어 활용하는, 그리고 가능하면 연투 없는 로테이션으로 성공적인 불펜진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이 5이닝 소화를 하고 일찍 불펜이 투입되다 보니 점점 불펜진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불펜을 끊어 쓰는 과정은 성공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연투가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연투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고 휴식을 주면 된다. 아울러, 불펜진도 선발진과 마찬가지로 투구 수에 따른 교체 판단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적으로 끊어 쓰는데 함몰되어 오히려 불펜진의 과부하를 앞당기는 상황이다. 물론, 3연투나 4연투 등의 무리한 등판은 절대 행해지면 안 되는 것이다.

2이닝 3-4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할 정도로는 아니지만, 밀고 갈 때는 승리를 위해 과감한 승부도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 이후에 반드시 충분한 휴식이 동반되면 오히려 불펜진의 과부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 외국인 투수 중 카펜터가 이번 주에 복귀하면 선발진은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선발로 투입되고 있는 장민재, 이민우, 남지민 중 한 선수는 불펜으로 활용하면서 롱릴리프로 멀티 이닝을 소화하게끔 활용할 수도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투수진 운용이 한결 나아질 전망이다.

수베로 감독의 투수진 운용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관점을 달리하기를 기대해본다.

타격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타순 교체 및 고정의 필요성과 적재적소에 선수 기용의 중요성

수베로 감독의 야수진 운용은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인업 변화가 별로 크지 않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전력상 투수 엔트리가 많기에 야수진 엔트리 운용이 다양하지 못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수베로 감독의 판단이고 선택이다.

전체적으로 타격 침체에 빠져 있는 한화이글스의 타선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요구되고 있으나, 딱히 떠오르는 묘안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의 효율을 내는 것이 바로 감독의 몫이다.

시즌 초반을 지내면서 출루 머신에서 일순간 출루의 감을 잃은 정은원을 계속해서 1번에 기용하면서 부담감을 더했다. 득점권에서 한없이 부진한 외국인 타자 터크먼의 반전을 기다리면서 하염없이 3번에 기용하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기도 했다. 기대주 김태연의 멀티 포지션 부담에 따른 타격 침체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기용이 이어지면서 결국 퓨처스에 내려갔다가 복귀하는 상황도 있었다.

야수진 엔트리가 적다 보니 운용의 폭도 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계속된 젊은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 소화는 결국 독이 되는 모양새고, 주전들을 위한 휴식제로 활용되고 있는 지명타자 자리도 결국 타격 싸이클의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투수진과 마찬가지로 “이기는 야구”를 위해서는 야수진 운용도 과감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라인업을 구성하고 대타 기용 등에 있어서 확률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주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전날 멀티 안타에 장타를 친 김인환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부상 중인 최재훈을 대신해 포수 박상언을 2번에 출장시키고, 나올 수 없으리라 봤던 최재훈을 대타로 기용하는 타이밍 등이 이런 상황들을 대변해준다.

아직 젊은 선수들은 경기 경험도 적고 자신의 입지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에 투입되면 상당한 조바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오고 경기에서 나오지 않아야 하는 플레이를 할 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조금은 안정적인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운용을 해줄 필요성이 가득하다.

터크먼이 1번으로 이동하면서 출루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클러치 상황에서는 물방망이일 뿐이다. 1번에서 3번으로 이동한 정은원은 계속된 타격 부진으로 헤매고 있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타순 변경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 하주석이 하위타순으로 내려가면서 부담을 덜고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거울삼을 필요가 있다.

터크먼(중견수)과 발빠른 노수광(좌익수)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하고 최재훈을 3번에, 4, 5번에 현재 페이스가 좋은 노시환(3루)과 김인환(1루)을 기용하면 된다. 6번에 타격에 전념하도록 김태연을 지명타자로, 하위타선에 하주석(유격수), 이진영 또는 원혁재(우익수)를, 9번에는 정은원(2루수)을 내려서 부담 없이 타격하면서 회복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트레이드를 통해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이진영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수비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던 이진영을 지명타자로 출장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태연과 공, 수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는 박정현, 원혁재를 퓨처스에서 활약이 좋은 야수와의 교체를 통해 퓨처스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를, 1군에서 활약이 없는 선수들에게는 주위 환기를 시켜줄 필요성도 제기된다.

수베로 감독의 과감한 결단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런 변화의 몸부림 없이 현재 한화이글스 전력으로는 다른 팀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할 확률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아줘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베로 감독의 선수 운용이 지극히 정상적이면서도 과감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 이제는 실전이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 이제는 승리를 위해서 뛰어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할 자유는 없다. 이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인 2022년.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시즌에 들어가서 보여줘야 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2시즌에 반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드시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올 시즌에는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