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의 때문에 토론회 못한다고? 출마는 왜 했나?
공약 발표도 토론회도 안하는 대전교육감 후보
김동석 후보 토론거부, 설동호 후보 '무응답'

'깜깜이 선거'

후보가 누구인지, 공약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4년마다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에 씌워진 '오명'이다. 이런 깜깜이 선거의 원인으로 손쉽게 시민들의 무관심이 거론된다.  

하지만 시민들의 무관심만 탓할 수 있을까.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 정책 수립과 수조 원의 예산을 운용하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 자리다. 

그런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뒤 공약 발표도 없고 토론회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일부 후보들의 행태도 '깜깜이 선거'의 원인으로 지적 받아야 한다. 

디트뉴스를 포함해 굿모닝충청, 대전뉴스, 충청뉴스 등이 소속된 대전인터넷신문기자협회(대전인기협)는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대전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전교육감 후보자 토론의 경우, 성광진·정상신 후보는 '참석', 김동석 후보는 '불참', 설동호 후보는'답변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왼쪽부터)성광진·정상신·김동석·설동호(예비후보 등록순)
(왼쪽부터)성광진·정상신·김동석·설동호(예비후보 등록순)

선거철마다 열리는 각종 토론회의 유·무용성과, 피로감 등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후보들의 토론회 기피 현상은 아쉽다.  

특히 한남대 교수인 김동석 예비후보는 "이번 학기에 수업이 4개나 있어서 바쁘다. 캠프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서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토론회 불참 이유를 밝혔다.  '수업 때문에 바쁘다는 대학교수가 교육감 선거에 왜 출마한 거지?"라는 의문까지 들게 한다. 

무엇보다 김동석 예비후보는 지난달 26일 "사람 중심의 교육청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출마 선언 이후 2주가 넘은 현재까지 세부적인 공약 발표가 없다. 

지난 2월 예비후보 등록 이후, 대전교육의 문제점을 짚고 이를 개선하겠다며 매주 또는 2~3일마다 공약을 발표하는 다른 후보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시민들은 김동석 예비후보가 그리는 대전 교육의 미래와 발전 방향, 세부 정책들을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그는 "(대부분) 우리 지역 교육감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교육감 직선제를 비판하며 “오직 시민과 소통하면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론회 거부와 공약 발표도 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소통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부디 "한 번 나가 볼까? 안 되면 말고..." 정도로 교육감 선거를 경시(輕視)하는 것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현역인 설동호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다.

설동호 예비후보 측은 대전인기협이 토론회 참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한 기한을 넘겼음에도 "선거사무실 개소식 준비로 바쁘다. 내부적으로 개소식 이후에 (참석 여부) 논의하자고 했다"며 "지금은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토론회 자체는 부담스럽고 토론회를 기피한다는 비판은 피하고 싶은, 설동호 예비후보 특유의 시간끌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일정 조율과 협의 등을 거쳐 기한 내에 토론회 참석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 온 다른 후보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근거를 들어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말하기'라고 가르치는 토론회를,  3선에 도전하는 설동호 예비후보가 피할 이유가 없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학교 현장은 그 어느 곳보다 혼란스러웠고, 학생·학부모· 교직원들은 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경험했다. 그리고 대전교육의 수장에 대해 여느 선거보다 관심을 두고 있다. 

무관심하다며 애꿎은 시민들만 탓하지 말고, 법정 토론회를 비롯해 방송토론회, 시민사회단체 초청 토론회 등 각종 토론회에서 대전교육의 현안을 놓고 열띤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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