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돈과 경제 개념은 가정교육과는 얼마만큼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까? 사회적인 흐름과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과 만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형편에 따라 아주 밀접한 일인 듯하다.

●아들 ; 엄마, 이백만원 가지고 생활이 돼?
●엄마 ; 생활이 안 되니까 사람들이 투 잡, 쓰리 잡, 신문배달, 우유배달, 대리운전을 하지.

●아들 ; 엄마가 돈을 좀 많이 벌 수 없어?
●엄마 ; (한숨을 푹 내쉬며) 헐. 방법이 있으면 엄마가 먼저 돈을 벌었겠다. 돈 많이 벌어서 너 용돈 달라고? 

●아들 ; 친구들은 돈에 구애 안 받고 돈을 엄청 써. 나는 왜 그럴 수 없는 거야?
●엄마 ; 에고. 너도 적게 쓰는 게 아니야. 그래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니 ……

●아들 ; 엄마, 난 늘 용돈이 부족해. 
●엄마 ; 헐. 고등학생이 용돈을 얼마나??? 

부모는 먹고 싶은 것 못 먹어도 자녀를 키울 때 나름 부족함 없이 해주려고 한다. 돈 씀씀이가 커질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반비례한다. 또한 미성년자의 용돈을 성인보다 더 지출이 많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이 부모가 버는 월급으로 과연 충당이 되는 것일까?

연령, 성별, 학력과 관계없이 시험을 치르는 기능사 자격부터 산업기사, 기사, 기능장 등의 순서로 자격조건이 더 까다롭고 갖추어야 하는 경력과 학력이 다르다. 자격증 종류와 경력에 따라 월급책정도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다. 요양사와 간호조무사, 요리사, 컴퓨터 활용능력 등 자격기준이 연령, 성별, 학력과 관계가 없다보니 자격증 취득 후 최저임금을 받는다. 경력과 능력이 아무리 많고 출중하더라도, 산업기사, 간호사, 치위생사 등의 월급을 따라가지 못한다. 간혹 특별한 경우는 다르다. 스카웃(Scout) 제의를 받는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월급을 받기도 한다. 

세대차이는 그 사람의 사고방식,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언어, 행동, 마음가짐까지도 차이를 가져온다.  돈에 대한 개념과 경제 개념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가져온다. 요즘 청소년들은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플라스틱수저까지 등급을 나누어 각자의 부모의 월급상황과 재산보유정도를 수저로 부류한다. 어쩌면 이 또한 TV 드라마를 통해 급 영향을 받은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렇게 ‘수저론’은 가난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부모를 탓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계층 간 이동이 힘든 사회를 현실로 반영한 셈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본질을 알려고 하기보다는 당장 써야 할 용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명품 가디건을 백팔십 만원 주고 사거나 티 하나에 오십 만원을 쉽게 산다는 것에 대한 부러운 마음을 ‘우리 부모는 돈을 못 번다.’식으로 연결을 하다 보니 이야기의 초점은 점점 감정의 갈등으로 번져간다. 

‘티클 모아 태산이다’란 말이 먹히지도 않고, ‘작은 일을 소홀히 하면서 큰일을 이루지는 못한다.’는 말조차도 ‘꼰대’라는 말만 안 들어도 고마울 정도이다. 돈은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못 살아가지는 않는다. 다만 불편함의 정도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 불편함은 각자 극복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또한 ‘돈’은 자신의 ‘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직 청소년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인 듯하다. 

‘하루살이’처럼 하루 벌어먹고 사는 사람에게 자아실현은 남의 일이고,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이 얼마든 상관없이 정해진 돈을 받는 것이 꿈일 수 있다. 청소년을 둔 가정에서는 그 월급으로 사교육비(학원비)와 대출(빚)을 갚기에도 빠듯할 수 있다. 어쩌면 죽기 전에 자녀에게 빚을 물려주지만 않아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이 넘치는 사람에게는 소비가 자유로울 수 있다. 돈이 없는 것이 누구(부모)의 잘못이 아니길 바란다. 자녀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부모 또한 자녀를 선택할 수 없다. 이 말은 주어진 조건에서 성실하게 서로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는 각자의 삶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그 가치관이 무엇이냐에 따라 자신을 우울하게도 하고 살만한 세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삶의 중심인 ‘자신’을 포기하는 순간이 끝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이 살아가는 동안에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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