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무늬만 축제 10개 넘어

서산시 팔봉산 감자축제 홈페이지
서산시 팔봉산 감자축제 홈페이지

[서산=최종암 기자] 2022년 4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렸다. 암흑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듯 멍한데 계절은 화사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럴 땐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군중 속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 인간으로 이루어진 군중이 즐거움(유희)를 추구하는 것, 유희로 인해 힐링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축제다.

전라남도 함평군의 나비축제는 생태축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축제다. 함평나비축제야말로 재정적 자립을 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시·도민들은 유희를 통한 힐링을 목적으로 함평에 가지만 사실은 그곳에서 수많은 돈을 쓰고 돌아간다.

과거의 고답적인 축제와 달리 현대의 축제는 힐링과 산업을 동시에 추구해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전국의 지자체가 열고 있는 축제의 목적도 ‘힐링과 산업’이다. 하지만 목적의식이 분명치 않고 목적을 상실한 유명무실한 축제가 난무하고 있다. 무늬만 축제인 지자체축제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자가 주재하는 충남 서산시의 경우 ▲해미천 벚꽃축제(4월) ▲지곡 왕산포 서산갯마을축제(5~6월) ▲팔봉산 감자축제(6월) ▲서산6쪽 마늘축제(7월) ▲삼길포 우럭축제(7~8월) ▲서산해미읍성축제(10월) ▲류방택별축제(10월) ▲서산뻘낙지먹물축제(10~11월) ▲서산어리굴젓축제(10~11월) ▲서산국화축제(11월) 등 매년 10개가 넘는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이 축제들은 대부분 동네잔치 또는 동네장사에 그칠 뿐 지자체가 추구하는 목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명무실, 무늬만 축제인 것들이 명맥을 유지하며 예산만 낭비한다.

이 축제들이 목적에 부합하려면 지역에 특화된 알찬 프로그램과 지역 외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꺼리’가 있어야 한다. 소위 ‘꺼리’가 시원치 않으니 대대적인 홍보도 할 수 없다.

이러한 축제들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예산확보다. 축제의 자격을 갖추지 않은 것들이지만 ‘축제’라는 이름을 붙여야 예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는 서산시 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인근 당진시나 태안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각 지자체는 축제를 통해 ‘힐링과 산업’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하지만 구호에 그칠 뿐 축제를 이끌어갈 전문부서, 전문가 한명 없는 실정이다. 예산만 낭비하는 유명무실, 무늬만 축제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가 물러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왔다. 지역민들은 진정한 축제를 통해 문화의 꽃을 피우고 힐링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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