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대진표 완성..치열한 본선 경쟁 예고
사드·SMR 논란에 '소지역주의 부활' 관전 포인트

양승조 충남지사(왼쪽)와 김태흠 국회의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양승조 충남지사(왼쪽)와 김태흠 국회의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황재돈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와 김태흠 국회의원(국민의힘. 보령·서천)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격돌한다. 양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느냐, 김 의원이 민주당 12년 도정의 사슬을 끊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당내 경선을 통해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양 지사는 지난 25일 경선에서 압도적 득표율(76.54%)로 황명선 전 논산시장(23.45%)을 제쳤다. 김 의원 역시 지난 21일 50.79% 득표율로, 박찬우(26.51%)·김동완(20.03%) 예비후보를 눌렀다.

매머드급 선대위 구성..‘세 과시’ 본격화


양 진영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힘쎈 선대위’를 표방하며 조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상임선대위원장에 정진석 국회부의장(5선. 공주·부여·청양), 홍문표(4선. 홍성·예산), 이명수(4선, 아산갑) 국회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은 당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재선. 서산·태안)이, 경선 상대였던 박찬우·김동완 전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에 합류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과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장관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후원회장을 맡았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메머드급 선대위 구성을 예고했다. 앞서 양 지사는 지난 18일 경선 선대위를 구성하며 상임선대위원장에 박완주 국회의원(3선. 천안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재선의 어기구(당진)·강훈식(아산갑) 의원과 초선 그룹인 문진석(천안갑)·이정문(천안병) 의원을 선임했다.

양 지사가 예비후보로 등록 한 뒤 캠프가 꾸려지면 김종민 의원(재선, 논산·계룡·금산)까지 합류할 예정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 직후 양 지사 캠프에 합류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정권견제론 vs 국정안정론’
‘사드배치·핵발전소 건설’ 정치 쟁점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의 당진 핵발전소 건설 주장에 지역 정치권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의 당진 핵발전소 건설 주장에 지역 정치권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양 측은 ‘정권견제론’과 ‘국정안정론’을 내세우며 선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방권력까지 내줄 수 없다”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중앙권력 교체를 이뤄냈으니 지방권력까지 교체하자” “집권 초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지방권력도 바꿔야 한다”는 논리로 민심잡기에 열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충남 배치’와 ‘당진 핵발전소(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논란으로 인한 ‘소지역주의 부활’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서 윤 당선인 선거캠프 에너지정책을 맡았던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충남 당진 등 기존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SMR을 지으면 된다”고 밝혀 지역사회에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사드 논란은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페이스북에 올린 ‘사드 추가 배치’ 한줄 공약이 발단이 됐다. 공약발표 후 김재섭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충남 논산과 계룡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양 지사는 지난 21일 경선 TV토론회에서 “SMR과 사드 배치를 단연코 반대한다.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경선 토론회에서 SMR과 사드배치 관련 언급이 있었다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를 정치 쟁점화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SMR과 사드 배치 공세에 ‘전문가 개인의 발언’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

김 “이웃집 아저씨, 밋밋한 도정” 공세
양, 민선 7기 성과 제시 '반박'


김태흠 국회의원(왼쪽)은 지난 1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양승조 지사의 민선 7기는 밋밋한 도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8일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도정 성과를 내세우며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자료사진.
김태흠 국회의원(왼쪽)은 지난 1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양승조 지사의 민선 7기는 밋밋한 도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8일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도정 성과를 내세우며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자료사진.

양 측의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출마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양승조 지사 민선 7기는 밋밋한 도정”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또 양 지사를 ‘이웃집 아저씨’로 비유하며 “도지사는 그런 리더십을 갖고는 안 된다”고 각을 세웠다.

민선7기 충남도정의 핵심 정책인 ‘저출산·고령화·양극화’도 맹비판했다. 그는 “저출산이나 양극화는 중앙 정부의 과제이고, 도는 도와주는 기능을 해야 한다”며 “(양 지사는) 복지 예산 4조원 가까이 썼지만,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의원은 26일 대전을 방문 정치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잃어버린 충남도정 12년을 바로세우겠다"는 공세를 폈다.

그는 “후보 공약은 70∼80%가 대동소이하지만, 공약을 실현할 실천력이 중요하다”며 “충남에서 반세기만에 대통령을 배출했다.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도지사,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은 저 김태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양 지사는 민선 7기 성과를 앞세워 ‘밋밋한 도정’이라는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양 지사는 출마기자회견과 경선 선대위 출범식 등을 통해 “민선 7기 충남도정은 임산부와 태아부터 어르신까지 아우르는 복지정책을 펼쳐왔다”고 자부했다.

또 “기업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하기 좋은 충남을 구현했다”며 “지난 4년 성과를 다지고 충남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에서는 지역 내 '소지역주의' 프레임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김 의원 지역구인 보령과 서천과 양 지사의 정치적 기반인 천안은 월등한 인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 측의 당진 핵발전소와 논산·계룡 사드배치 등 논란으로 소지역주의도 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 의원이 소지역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지가 도정 탈환의 최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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