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기자]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했던 박성효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당의 컷오프 결정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서운함을 드러내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불출마 선언이다.

박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의 동일 선거구 3회 낙선자 공천배제 방침이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어긋나 시정해 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천배제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에 저와 많은 지지자들이 이미 짜인 구도에 따라 토사구팽이라고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지지자들이) 그 동안의 노력과 열정, 아쉬움, 분노로 인해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무소속 출마는 보수분열로 국민의힘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는) 무능한 민주당 지방권력을 바꾸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명백하다”며 “분노를 삼키고 크게 볼 때 바라지 않는 결과이기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선공후사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이 박 예비후보 컷오프에 반발해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분노를 삭이고 평정심으로 돌아와서 사퇴의사를 철회해 주길 진심으로 건의한다”고 밝혔다. 컷오프로 인한 당내 공천 잡음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앞으로 정치를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예비후보는 “개인적으로 16년 동안 선거과정에 휘말려 왔다”며 “이제는 내려놓을 때”라고 말했다. 더 이상의 선출직 출마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소속 정당이나 다른 후보를 돕는 정치활동 가능성을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정서적으로 가까운 분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공직생활을 함께 한 동구의 한현택 후보, 중구의 김광신 후보, 서구의 서철모 후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행정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 행정경험이 자치단체장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구청장 예비후보 3명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선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끝으로 박성효 예비후보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고마움을 평생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 대전시민으로 살면서 대전시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필요하다면 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당내 경쟁자였던 정용기 대전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해 한현택 동구청장 예비후보, 서철모 서구청장 예비후보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