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백 열여덟번째 이야기] 충청 정치권, 지방선거 공천 파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6.1지방선거 공천에 ‘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시험을 잘 본 후보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엘리트 출신 30대 당 대표다운 발상이다.
또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최대 10%까지 감산하기로 했다. 정치 신인에게 제도권 입성의 기회를 열어 공천 개혁을 이루는 동시에 여소야대 국회 지형에서 현역 의원 이탈을 막겠다는 두 가지 계산이 깔린 셈.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룰이 분화하면서 당내 분란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동일 선거구 3번 이상 낙선자’를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표적 배제”라며 펄쩍 뛰었다. 전국 광역단체장 출마자 중 유일하게 이 룰을 적용받는 출마자인 까닭이다. 박 예비후보가 당내 유력 주자이다 보니 ‘음모론’까지 나올 정도다.
충남에서는 김태흠 의원의 도지사 ‘차출론’이 기정사실화됐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던 김 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지방선거에 출마해 달라는 ‘공개 요청’을 받았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직접 그를 찾아가 출마를 권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번에는 김동완·박찬우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단단히 뿔났다. 현역 의원 출마 시 벌점을 주겠다고 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내놓고 김 의원을 밀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마감한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도 하지 않았다. ‘충남지사=전략공천’ 수순으로 보이는 이유다.
따져보면 이준석 대표는 ‘이상하고 희한한 룰’을 만들었다. 정당 사상 최초로 ‘공천 시험’을 본다고 큰소리쳤지만, 기초·광역의원만 해당한다. 광역·기초 단체장은 시험을 면제했다.
현역 의원 페널티도 10%에서 5%, 최근 5년간 탈당 후 출마자는 15%에서 10%로 낮췄다. 둘 다 해당하는 홍준표 의원이 ‘발끈’하니 슬그머니 규정을 완화한 셈. 룰이 무슨 흥정하며 깎아주는 시장통 물건값인가. 그래 놓고 ‘동일 선거구 3번 이상 낙선자’는 빼고, 현역 의원은 출마를 밀어붙이는 모순이란.
더구나 이 대표 본인이 ‘노원병 3회 출마자’ 아니던가. 이 대표는 지방선거가 아닌 총선이고, 그중 1번은 바른정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니 ‘괜찮다’는 식이다. 당적 변경 출마는 더한 해당(害黨) 행위 아닌가.
당 대표가 이런 식으로 공천룰에 고무줄 잣대를 대는 건 화를 자초할 뿐이다. 김태흠은 되고, 박성효는 안되는 ‘이상한 룰’이 국민의힘 충청권 지방선거를 혼돈의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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