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IN충청-④] 고려 금산인삼의 탄생설화 강 처사 이야기
세계인으로 보약으로 우뚝...코로나 팬데믹 감염 예방 등 효과도 인정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산과 나무, 저수지와 바위들. 여기에는 각각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중에는 ‘이게 우리 동네 이야기였어?’라고 놀랄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우리 지역의 전설을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들려줄 옛날이야기로 꺼내면 어떨까? 이런 생각으로 대전·세종·충남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 주>

금산인삼의 탄생은 강 처사 설화로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강 처사가 인삼을 닳여 어머니에게 드리는 모습. 금산군 제공
금산인삼의 탄생은 강 처사 설화로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강 처사가 인삼을 닳여 어머니에게 드리는 모습. 금산군 제공

진악산 동쪽 귀아랫마을 성곡, 별 성(星)자에 골짜기라서 성곡리여
그 동네 거기에서 옛날에 제비 강(姜)씨가 살고 있었어. 강 처사

 

어머님이 병으로 인해서 누워 계시는디
이 약 저 약을 멕여 봐도 말이지 차도가 없어
어머님은 병이 차도가 안 낫고 
그래 어머니 병환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걱정을 하고 있는디

 

하룻밤에는 말이여, 눈을 붙이고 잠을 자는 디 
꿈이 꿰지거든 꿈에 말이여 산신령이 나타나서 일려 주시더라

“네 어머니가 저렇게 위독하게 고생을 하고 있는데 
너는 이렇게 잠만 자고 있느냐”하면서 말이지
그 진악산 중턱에 어데라고 일러주면서 말이지

“워데 가서 있으면, 가면 하여튼 니가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산삼이 눈에 띌 것이다.”

 

인제 탁 잠을 깨고 보니께 꿈이었거든
그래가지고서 두 손을 합장하고선
“하느님, 땅님, 조상님, 참말로 이런 꿈이 꿔지게 해주셨다”
하여튼 이렇게 혼자 신령님께 빌고 있었어

그래서 숲을 헤매 댕겨 보니까 인삼이 있더라는겨

 

인삼 그림을 보면 빨갛게 딸(열매·씨앗)이 있지
아! 인삼 딸이 눈에 띈단 말이여
강 처사가 산삼을 발견한 거여

 

그게 참 효도거든 효도
그래가지고서 금산인삼 유래가
강 처사가 어머니 병 고칠라고 
산신령이 나타나는 선몽을 꿔가지고 산에 가서 
산삼을 발견해 가지고서 씨 딴 거

 

그때부터 씨를 심기 시작했어
그 놈이 인제 이삼 년 키워 가지고, 
이게 또 이 많이 열잖어. 차차 차차 불거가지고서
금산 인삼이 이게 퍼진 거여. 강 처사로 인해서

강 처사 꿈에 산신령이 인삼의 위치를 가르쳐 주는 모습. 글 그림 금산군 제공
강 처사 꿈에 산신령이 인삼의 위치를 가르쳐 주는 모습. 글 그림 금산군 제공

 

강 처사 설화가 담긴 개삼터와 개삼각 모습. 금산군은 강 처사 설화를 스토리텔링해 개삼터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강 처사 설화가 담긴 개삼터와 개삼각 모습. 금산군은 강 처사 설화를 스토리텔링해 개삼터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지상현 기자]

고려인삼은 동북 아시아에서 재배생산되고 있는 인삼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인삼을 통칭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고귀한 약재로 명성을 떨쳐 왔다. 중국 고대 문헌에서 잠깐씩 고려인삼의 존재가 입증되면서 귀중한 약재 대접을 받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강화도 개성 등 곳곳에서 고려인삼이 재배되고 있지만, 그 중 금산인삼은 고려인삼 중 최고라는 칭호가 언제나 따라 붙는다. 그만큼 효능 효과 면에서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는 고려인삼과 차이가 있다는 것.

금산인삼의 대략 1500년 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문헌이 남아 있지 않다보니 알 수 없다. 다만 금산에서는 강 처사의 전설이 설화처럼 전래되면서 인삼의 탄생은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효성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처사의 설화를 요약하면 이렇다.

강 씨 성을 가진 선비(강 처사)가 진악산 아래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 던 중 어머니가 병환으로 눕자 진악산 관음굴에서 백일 기도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봉 암벽에 가면 붉은 열매 3개가 달린 풀이 있다. 그 뿌리를 달여 어머니에게 드려라"라고 말했다.

개삼각은 매년 인삼축제때 시작을 알리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개삼각은 매년 인삼축제때 시작을 알리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강 처사는 산신령이 시키는 대로 관음봉 암벽에서 발견한 풀뿌리를 달여 드리니 어머니의 병이 깨끗히 나았고, 그 후 강 처사는 씨앗을 밭에 뿌렸는데 그 뿌리 모양이 사람과 비슷해서 인삼(人蔘)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금산군 성곡리를 중심으로 인삼재배가 시작됐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금산군은 강 처사의 전설이 담긴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부근에 인삼을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라는 의미로 개삼터(開蔘止)와 개삼각(開蔘閣)을 조성해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고 있다. 또 1981년부터 해마다 9월에 금산인삼축제를 열고 있는데 개삼각에서 인삼제전을 시작으로 축제를 개막한다. 그리고 개삼터와 개삼각 주변을 테마공원으로 조성해 강 처사 설화를 이해하기 쉽게 재현했다.

고려인삼은 이미 세계적으로 효능이 인정됐지만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더욱 관심을 받으면서 꾸준히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서상희 교수와 (재)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이 공동 연구 결과 고려인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시 사망률을 낮추고 월등한 회복력을 보였다. 그만큼 고려 인삼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다.

효능 뿐 아니라 인삼의 과학적인 재배법은 선조들의 삶의 지혜이자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원이라는 의미에서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5호로 지정된 데 이어 2018년 7월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정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1500년전 효심에서 시작된 금산인삼이 1500년이 흐른 지금에는 세계인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명약으로 우뚝 솟았다.

개삼터테마공원에는 강 처사가 인삼을 얻게 된 설화가 재미있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사진은 강 처사가 산신령으로부터 인삼을 얻게 되는 모습.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