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철학박사(심리학 전공)

사람마다 판도라 상자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하나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여러 개일 수 있다. 판도라 상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가 없는 삶’을 살아왔을 확률이 높다.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반박할 수 있다. 판도라 상자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다. 어쩌면 진짜 진실일 수도 있다. 그 진실을 알기를 원치 않는 것이 대부분의 바램 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비밀을 누가 만들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판도라 상자가 의뢰로 많다. 

예를 들면, 사랑했던 사람과 악연처럼 이별을 하고 가슴앓이를 너무 오랫동안 하면서 다시는 얼굴볼 일 없을 것이라고 결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 마음보다 “어떻게 살고 있지? 애인은 있을까? 결혼은 했을까?” 수많은 생각들이 결국 자신이 ‘절대 만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것을 스스로 무너트려서 그 사람을 찾기 위해서 페이스 북, 인 스타 등을 활용해서 결국 찾아낸다. 그리고는 몇 년의 그 사람의 활동영역을 보면서 다시 분노의 감정을 주체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우리는 흔히 “그래. 잘 살고 있구나. 결혼도 하고 애도 있구나. 그래. 잘 살아라.”라고 말할 것 같아도 막상 그 입장이 내가 된다면? 그 어떤 것도 자신이 담대해질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판도라 상자는 스스로가 만들어 놓았던 일종의 다짐, 즉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판도라 상자였다. 자신의 다짐을 무너트리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아니지만 그걸로 인한 본인의 혼란스런 감정, 그것이 곧 판도라 상자를 열어 본 결과물인 것이다. 

살면서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 상자가 의외로 많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 부모의 비밀, 가족력, 자신의 삶에서 덮어버리고 싶었던 사건들, 자신의 결핍 등 다양하다. 그러나 판도라 상자를 열었을 때는 책임질 수 없는 무수한 감정의 도가니 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어떤 마음의 준비도 없이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을 삼가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설령 준비를 단단하게 했더라도 그것은 부정의 감정을 낳을 수밖에 없다. 때때로 그 분노가 자신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한다.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 낸 자신의 에너지가 삶의 원동력이 되어서 자유자재로 에너지를 할당할 수 있다.  
나만의 판도라 상자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결핍, 어떤 결손으로 인하여 형성된 열등, 낮은 자존감등이 어떤 형태로 똬리를 틀고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사실 덜컥 겁이 난다. 그런 형태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기애가 강한 사람, 자신의 열등 때문에 오히려 타인을 비난하는 사람, 낮은 자존감으로 인하여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 등 사람마다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은 다양하다. 늘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드려다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결핍 때문에 타인에 대해 더 집착하게 되고 그 집착이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처음부터 집착이 되고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 가볍게 시작했던 마음이 상처를 통해 결핍된 부분이 건들어지면서 그 통증이 긍정적으로 치유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더 아프게 함으로써 우리는 때론 열지 말아야 할 것을 열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즉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 되는 격이다. 
세상을, 사람을, 자신을 알고 싶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른다고 하더라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욕심이 채워지지 않는 그 욕망이 자신을 또 다시 암흑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 이것은 변할 수 없는 진실이다. 판도라 상자!! 열지 말라고 하면 더 열고 싶은 사람이 분명 있다.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나만의 판도라 상자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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