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인문학은 누구나 좋아하고 필요로 하지요. 인문학을 사전에서는 ‘자연과학의 상대적 개념으로 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 했지요.

문․사․철(文史哲), 즉 문학․역사․철학이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이지요.

인문학을 이렇게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어떤 사물이든 인간과 연관 지으면 인문학이 된다고요.

예를 들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이렇게 하면 달은 천문학의 달이 아니라 인문학의 달이 되는 거죠.

물(水)을 H2O 가 아니라 인문학의 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죠.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살라는 말이니 이것이 물의 인문학이요 인생의 문답(問答) 아니겠습니까.

▴ 물의 5 덕목
물의 성질, 즉 물이 지니고 있는 덕목은 참으로 많은데 다섯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하나, 물은 만물의 원천수(源泉水)로써 물이 없으면 모든 생물은 살 수가 없습니다. 물 역시 생물이 없으면 썩고 맙니다. 그래서 물과 생물은 상생(相生) 관계가 되지요. 이게 바로 물이 가지고 있는 상생(相生)의 덕목입니다.

상생의 사회를 만들려면 개개인이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윈윈하는 상생의 덕목을 지녀야 하지 않겠습니까.

둘, 물은 낮은 데로 흐르니 겸손의 덕목입니다. 물 중에서 가장 낮은 물은 바닷물이지요.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가장 높은 물인 산속의 계곡물에서부터 시냇물, 강물 할 것 없이 다 받아 주지요. 또한 바다는 가장 넓기 때문에 깨끗한 물, 더러운 물 할 것 없이 어떤 물이든지 다 포용합니다.

아마도 바다라는 말은 모든 물을 다 받아 준다고 해서 생긴 말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도 되네요. 겸손과 포용, 이것이 바다가 지닌 덕목이라 하겠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최고의 덕목은 겸손과 포용 아니겠습니까.

셋, 물은 네모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들어가면 둥글게 되지요. 이처럼 물은 변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유연(柔軟)의 덕목을 지니고 있지요. 우리는 지금 얼마나 숨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까. 경직되고 폐쇄적인 고정관념이나 사고방식은 변화시대에 버려야 할 쓰레기입니다. 변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절대 필요한 것은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방식입니다. 경직(硬直)은 변화 발전의 독이 되고 유연(柔軟)은 약이 되지요. 가끔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면서 자기 자신이 경직된 꼰대가 아닌지를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넷, 물은 네모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로, 둥근 그릇에 들어가면 둥글게 되니 겉으로 보기에는 물처럼 부드러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밀가루에 물을 통해서만 반죽이 되고 시멘트도 물을 통해서만 굳게 될 수 있고 비온 뒤에 땅이 굳으니 물은 모든 것을 응고시키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처럼 물의 겉모습은 더 할 나위 없이 부드럽지요. 그러나 그 속은 아주 강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니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덕목을 지녔다 할 수 있지요.

외유내강의 인간형, 누구나 바라는 이상형 아닐까요.

다섯, 물은 바위를 만나면 돌아 흐르고 높은 곳은 넘쳐 흐르고 웅덩이는 채워 흘러 가지요. 절대 다투지 않으니 부쟁(不爭)의 덕목을 지녔다 하겠습니다.

인간 관계에서 제일 나쁜 것이 다툼이요, 국가 관계에서 제일 나쁜 것이 전쟁 아니겠습니까. 다툼이 생겼을 때 바위를 만나면 돌아 흐르는 물처럼 서로가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돌아가면 서로 다투지 않고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 물에서 무엇을 찾았는지요?
물의 다섯 덕목을 통해서 아름다운 인생의 답을 찾았습니다.

상생(相生), 겸손, 포용, 유연, 외유내강의 덕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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