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몸이 아프면 마음은 어떤가? 마음이 아프면 몸은 어떤가?

인간의 몸과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례를 맺고 있기에 몸에 탈이 나면 마음도 아프게 되고 마음이 아프면 몸에 탈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몸의 건강이 마음을 지켜주고 마음의 건강이 몸을 지켜주지요.

마음을 다스려서 몸의 건강을 지키고 몸의 건강을 다스려서 마음을 지키는 양생법(養生法)을 옛글에서 찾아보겠습니다.

▴ 섭생(攝生) 하라
대추나무에 열매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대추나무에 염소를 매어 놓는다고 하지요. 묶여있는 염소가 고삐를 잡아당기며 대추나무를 괴롭히기 때문에 잔뜩 긴장한 대추나무가 위협을 느껴 본능적으로 자손을 번식 시키려는 필사적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노자는 이러한 이치에서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貴生), 자신의 생을 적당히 불편하게 억누르면 생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攝生).”는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의 논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섭생을 잘 하는 사람은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했습니다.

온갖 풍요와 편리함에 빠져 버리면 자칫 내 몸을 귀하게 모시려는 귀생(貴生)을 추구하게 되지요. 내 몸을 편안하게 모시는 귀생은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옛 왕들의 단명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귀생에 있다 하겠습니다.

이처럼 귀생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독이기에 풍요와 편리함 속에서도 몸과 마음을 억제하고 절제하는 섭생의 자기관리가 절대 필요합니다.

자동차보다는 발로, 입맛음식 보다는 건강음식을, 배불리 먹기 보다는 약간 배고픈 듯, 사치함보다는 검소함을.

▴ 마음은 편안히, 몸은 부지런히
경행록에서도 섭생법을 제시 했는데요. ‘마음은 편안하게, 몸은 수고롭게 하라(心可逸, 形不可不勞)’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은 어떻습니까? 복잡다단한 삶, 치열한 경쟁속에서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로 하루도 마음 편안할 날이 없고 몸은 언제나 피곤에 지쳐있지요. 그래서 몸을 최대한 편안히 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현대병의 원인이 되는 거죠.

삶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기 마음속에 가득 찬 욕망, 집착, 쓸데없는 걱정을 내려놓는 마음 다스리기를 해야 하고요. 명상, 요가 같은 심신(心身)훈련법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로써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지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청소, 빨래 같은 육체적 일을 부지런히 하여 언제나 육체가 게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로써 몸을 수고롭게 하는 거지요. 마음을 편안히 한다고 해서 육체까지 편안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은 편안히, 그러나 육체는 부지런히 하는 것, 이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양생법입니다.

▴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편안하기 위하여 편안함을 취하면 자칫 나태와 안일에 빠지게 되어 불안정한 편안함이되지요. 술을 마시기 위해 마시는 술맛과 같다고나 할까요. 일한 뒤에 편안함, 즉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치고 난 뒤에 취하는 편안함은 보람과 성취감으로 안정된 편안함이 되지요. 땀 흘린 뒤에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 맛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경행록에서는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야 좋다(逸生於勞而常休).’하였습니다.

▴ 재충전을 위한 휴식
편안함을 위한 휴식이 아니라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되기 위해서는 휴식이 길어서는 안됩니다. 등산을 하다가 힘들다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래 휴식을 취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지요. 잠시 서 있거나 바위에 기대어 숨을 고를 정도의 휴식이 되어야 힘을 잃지 않고 계속 오를 수 있지요. 이처럼 몸과 마음의 휴식도 재충전을 위한 기분전환 정도의 휴식이 되어야지 너무 길면 삶의 동선(動線)을 잃게 되고 나태와 무기력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퇴직을 하였거나 일을 마치고 나서 오랜시간 휴식중이라면 나도 모르게 나태와 안일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추슬러 보셨으면 합니다.

▴ 등의 짐을 달갑게
물살이 거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안일(安逸)과 나태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합니다.

내 몸을 수고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일이나 업(業), 내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고 괴롭히는 걱정이나 스트레스, 이것들이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인생을 성숙시킵니다. 노자가 말한대로 등의 짐을 귀찮게 여기는 귀생(貴生)은 나를 죽이는 길이요, 등의 짐을 달갑게 여기는 섭생(攝生)은 나를 살리는 길이지요.

오늘의 평범하지만 소중한 인생 이야기입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