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기고②] 문서진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공동 대표
올 하반기 금리 인상 최고치 전망, 대출규제 강화 눈여겨봐야
세종시 부동산 시장 특성 이해해야... 무조건적 상승·하락론 경계해야

본지는 문서진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공동 대표를 통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정보와 동향, 전망 등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정부 정책과 시장 추이 등의 변화가 나타낼 때, 정기 기고로 독자들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문 대표는 (전)㈜네이버 서비스 기획팀장을 지냈고, 현재 세종시 보조금 심의위원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부지부장,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공동 대표 등을 맡고 있다.

2022년 1월 1일 아침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광경. 시민 제공. 
2022년 1월 1일 아침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광경. 시민 제공. 

2022년 임인년이 밝은 지금,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작년에 이어 여전히 뜨거운 화두다.

유동성 확장에 따른 주택시장 과열과 이를 억누르는 수많은 규제의 대립 속에서도 상승곡선을 유지하던 부동산 시장 흐름은 어느덧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주택시장은 소득의 변화, 실물 시장의 공급, 금융 환경, 자산의 유동성 등 여러 요소들과 이를 통해 반영되는 심리의 상관관계 속에서 추이가 결정된다.

그 가운데서도 올해의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대출이 주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단행한 또 한차례의 기준 금리 연속 인상은 큰 시사점을 가진다.

이번 시간에는 '금융 환경' 변수를 중심으로 시장을 가늠해 본다.

작년 한해 부동산 시장 흐름은 

작년 한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큰 틀로 정의하자면, '급격한 거래량 감소, 그러나 폭등한 가격'으로 축약될 것 같다.

서울 거래량의 추이를 보면 2020년 8만 1193건 대비 2021년 4만 1713건으로 급락했다. 2012년의 그것과 비견될 정도의 급격한 거래량 감소를 보여 주었다.

특히 후반기인 11월, 12월의 거래량 감소는 더욱 눈에 들어온다.

이는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거래량으로 '거래절벽'이란 표현을 실감케 하는 수치다.

하지만 거래량과는 대조적으로 가격은 급등했다.

작년 한해 전국 아파트 가격은 평균 16.4% 상승하면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역대급으로 감소한 거래량과 반대로 오히려 급등한 매매가격은 시장의 방향성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시장의 하락을 말하기는 섣부르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주택가격 상승률이 작년 후반기를 거치며 급격히 감소하고, 서울도 지역별로 가격 하락의 소식이 들려오는 모습은 조정기의 도래를 예측하게 한다.

이 와중에 나홀로 하락한 '세종시 부동산 시장'

거래량의 급격한 위축은 세종시도 움직임을 함께 했지만 가격은 방향을 달리했다.

2021년 한해를 기준으로 매매가격 증감률을 살펴보면, 서울 16.4%, 충북 22.4%, 대전 19.5%로 상승 기조를 이어간 반면, 세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7% 하락하며 거래량 감소에 이어 가격 하락까지 동반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세종시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급등한 탓일까.

조정기를 보이기 직전인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2년간 매매가격 증감율을 보면, 세종은 88.1%로 단연 전국 최고치다. 서울 38.8%, 충북 9.3%, 충남 8.4%, 대전 42.7%과 비교하면 그 격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한편, 3.3㎡ 기준 매매 평균가를 기준으로 21년 말 세종은 2052만 원, 대전은 1418만 원을 보여준다.

세종은 여전히 대전과 비교해서 30% 가량 높은 평균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종시의 가장 큰 유입원인 대전으로부터의 이전 수요를 급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과 주변 대비 높은 가격 수준은 급격하고 민감한 조정기를 만드는 필요조건이 된다.

한편으론 다주택자 및 외지인 보유율이 높고 자산기반이 단편적인 세종시의 주택 소유구조 또한 조정기에 대한 민감한 수용성의 원인으로 생각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세종시의 하락세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올해 펼쳐질 금리 인상의 장세에서 큰 취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화될 '금리 인상'이 가져올 영향은

한국은행은 0.5%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작년 말 1.0%로 인상했다. 그리고 해가 바뀐 지난 14일 또 한차례 인상을 통해 1.25%까지 상향했다.

14년여 만에 연속된 금리 인상의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한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추가로 예고 되고 있다.

금리 인상의 당위성은 지속적인 물가 인상을 경고하는데서 찾는다. 

작년 11월 기준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7% 올라 9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고, 외식 물가 등의 서비스요금 또한 1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을 예측하며, 기준금리를 연내 최대 1.75% 이상까지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올해 말 기준금리를 2.0% 수준으로 보는 예측치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지난 11월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가 39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 환경을 맞아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되고,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한 추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가 1.75% 가량이 될 경우, 부동산 시장은 상당한 부담이 불가피하다.

금리의 부담은 투자수요를 급감시킴과 동시에 전세보증금이 차입금의 역할을 하는 한국시장의 특성상 전세 매물의 증가와 전세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전세가의 하락은 투자성 매물의 시장유입을 촉발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세종시는 전월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월세가)이 전국 최하위에 속하는 도시다.

대전의 전세가율이 67.39%, 충북이 82.15%, 충남이 80.98%인데 비해, 세종시는 45.75%에 불과하다.

이것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금리 변화에 취약한 구조임을 투영한다.

예를 들어 세종시 아파트 가격 기준으로 중위 밴드에 속하는 시세 7억 5000만 원 가량 아파트의 평균 월세 시세를 수익률로 계산해 보면 약 1.7% 전후 수준에 불과하다.

예상대로 차후 기준 금리가 1.75%에서 2% 가까이 올라가고 예금 금리가 2.5% 이상을 수렴한다면, 기준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은 그 보유 부담을 크게 악화 시킨다.

물론 아파트는 투자수익률로 평가하는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멈추고 인플레이션 수준의 보합세로 고착된다면, 주택 소유자들은 강화된 보유세 부담에 마이너스 수익률까지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다주택자들은 더욱 큰 딜레마에 빠진다.

이것은 시장의 심리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준금리가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주목된다고 하겠다.

올해 시행될 '대출 규제' 확대 정책, 신중한 의사결정 요구 

작년부터 경고되어온 가계부채 급증으로 정부는 대출규제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분할상환 유도가 시작된다.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한 차주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이 앞당겨 시행되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이 강화되는 정책도 병행된다.

여기서 참고할 부분이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합한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되고,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 원이 초과될 경우 DSR 규제가 확대된다.

이와 함께 제2금융권에 대해 60%로 적용되던 DSR 기준도 1월부터 50%로 하향 조정된다.

이러한 강력한 대출 규제 확대는 대출 가능 금액의 축소로 이어져 주택 구매력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환경 요인 중 '금리와 대출' 변수에 중점을 두고 살펴 보았다.

문서진 부동산시민연대 공동 대표. 
문서진 부동산시민연대 공동 대표. 

물론 부동산 시장이 금융환경의 영향만으로 지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확연한 점은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참여자들의 냉철한 상황판단을 요구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무조건적 상승론 또는 하락론을 바라보며 따라가던 과거의 의사결정 방식보다는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을 신중하게 고려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