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대전 교육 수장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을 수 있나
수년 째 똑같은 내용 발표

'미래를 선도하는 교육혁신을 이루겠습니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모든 학생들을 위한 교육복지를 확대하겠습니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교육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임인년 새해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신년사다. 

2019년·2020년·2021년 등 지난 3년 신년사와 똑같다. 큰 틀에서 보면 첫 교육감 당선 이후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신년사까지 8년째 해마다 같은 메세지다. 

연도만 다를 뿐 한결같은(?) 신년사를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한 해만 돌아보자. 

대전 교육 현장은 국제학교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학생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도 비껴가지 못했다. 도안·용산 지구 학교용지 논란이 불거졌고 스쿨미투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전수조사 요구는 600여 일이 훌쩍 넘었다. 학생인권과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도 진행중이고 낮은 청렴도는 고질병이다. 최근에는 인근 충남의 '무상교육' 발표에 대전은 뭐 하냐는 볼멘소리들도 높다. 

모두 대전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현안들이다. 하지만 그동안 설 교육감의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입장과 설명, 해명, 계획 등은 들을 수 없었다.

설 교육감은 지난 11월 대전시의회 제262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정기현(민주·유성3)의원의 용산지구 학교용지 문제와 관련한 시정질문에  "중요한건 실무부서에서 모든건 판단했다"는 말만 되풀이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만족감을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을 뿐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학부모 간담회 자리에서 "한심하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설동호 교육감의 신년사. 해마다 같은 내용으로 차이점을 볼 수 없다. (왼쪽부터 2022년, 2021년, 2020년 신년사)
설동호 교육감의 신년사. 해마다 같은 내용으로 차이점을 볼 수 없다. (왼쪽부터 2022년, 2021년, 2020년 신년사)

대전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전교육감도 선출직이다. 선출직 공직자의 설명과 답변은 의무다. 갈등 사항은 설득과 이해를 적극 구해야 한다.  

관료들 뒤에 숨어 시민들에게 제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는 수장은 책임 회피다. 책임 회피가 계속되면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꼭 필요한 것인지 존재성까지 의심케 한다. 

비록 각종 현안에 대한 그동안의 설명과 답변이 부족했더라도, 지난해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담은 신년사까지 똑같은 내용으로 몇년 째 발표하고 있는 교육감을 어떻게 이해할 지 난감할 뿐이다. 

새해마다 쏟아지는 신년사가 자화자찬과 이상적인 포부 등 다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지며 ,속되게는 기관장들의 셀프 위로에 불과하다고 폄훼해도, 세부 사항 한 두 줄 외에는 소제목 등을 전년도 심지어 전전년도와 똑같이 발표하는 기관장은 어디에도 없다. 

설 교육감의 해마다 똑같은 신년사 문제를 <디트뉴스24>에 제기한 50대 남성은 "하다 못해 지난 두 번의 교육감 선거에 설 교육감을 지지한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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