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백한번째 이야기] 지지율 앞선다고 다 이겼다는 '착각의 늪'
20대 대선이 석 달여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양당정치’ 구도를 등에 업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직후 한 달여 동안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경선 후유증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대장동 의혹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윤석열 후보는 실언과 구설에도 이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멀찌감치 앞서 나갔다. ‘선택 2022’를 향해 뛰는 ‘0선 후보들’의 초반 레이스는 이처럼 대조적이다. 대선에서 ‘석 달’은 아주 긴 시간이다. 윤 후보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폭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전조는 이미 나타났다. 김종인 뇌관, 홍준표 뇌관, 김성태 뇌관에 이어 이준석 뇌관까지 터졌다. 윤 후보의 ‘무시하기’에 삐친 이준석 대표가 ‘잠수’를 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윤 후보의 주변은 권력의 냄새를 맡고 몰려온 하이에나와 파리 떼 천지인 것 같다.
윤 후보는 충청 행보에도 실책을 거듭했다. 대전과 충북에서 열린 청년들과 만남에 잇따라 지각하며 원성을 샀다. 충남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지역 현안에 대한 질문에 딴소리만 늘어놨다. ‘충청은 제 고향’이라고 호기롭게 나선 길이, 안 오느니 못한 셈이 됐다.
그사이 납작 엎드려 엉금엉금 기어오던 이 후보 지지율이 약진했다. ‘매타버스’에 올라타 선대위 쇄신 의지를 드러내며 윤 후보를 바짝 따라붙었다. 들쭉날쭉 여론조사 결과가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그래도 국민의힘 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은, 중반으로 접어든 대선 레이스에 악재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옛날 옛적 ‘토끼와 거북이’는 앞서가던 토끼가 낮잠을 자는 바람에 거북이한테 지고 말았다. 기세 좋게 치고 나갔던 윤 후보와 그를 추격하고 있는 이 후보 상황이 마치 현대판 ‘토끼와 거북이’를 보는 것 같다.
방심은 금물이다. 윤 후보나 이 후보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얘기다. 지지율이 앞선다고 여유를 부렸다간 거북이한테 역전당한 토끼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 실책에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도, 지지율에 도취해 오만할 때도 아니다. 두 후보를 향한 비호감이 지지율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이다.
네거티브 할 때도 아니다. 그 시간에 코로나19에 ‘오미크론’까지 덮친 이 나라와 국민을 어떻게 먹여 살릴 건지 대안을 궁리하시라. 민심은 흉흉한데,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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